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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남은 국·카레, 그냥 놔두면 균의 씨앗 깨운다

뜨거운 음식은 식혀 냉장고 보관
하루 안에 꺼내 재가열해 먹어야
생고기·채소 함께 만지지 말도록

음식은 건강의 근간이다. 건강관리에 신경 쓰는 사람은 몸에 좋은 식품을 골라 먹는다. 뭘 먹느냐 만큼 건강을 좌우하는 것이 바로 안전하게 먹는 것이다. 식재료를 다루는 과정에서 위생에 소홀하면 음식 섭취만으로도 질병을 얻을 수 있다. 세균·바이러스에 오염된 식품은 감염성·독소 질환을 유발한다. 식품은 환경과 온도에 민감하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식품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음식을 안전하게 섭취·조리·보관하는 법을 알아봤다.

누구나 한두 번쯤 음식을 먹고 배탈이 난 경험이 있다. 세균·패류독소(조개독성) 등에 오염된 음식물을 먹으면 설사·발열·메스꺼움·복통을 호소한다. 원인 물질은 다양하다. 봄·가을에는 퍼프린젠스균·패류독소, 여름에는 병원성대장균·비브리오균, 겨울에는 노로바이러스 탓에 식중독이 발생하기 쉽다. 식중독균에 감염되면 6~24시간 내 증상이 나타난다. 보통 성인은 1~3일 내에 자연적으로 낫지만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노약자·만성질환자는 탈수 증상이 악화해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김용환 교수는 "식중독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급성 신부전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교차가 심할 때는 퍼프린젠스균을 주의해야 한다. 퍼프린젠스균은 포자(균의 씨앗)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독소가 만들어진다. 포자는 100도에서 1시간 이상 가열해도 죽지 않는다. 포자 껍질에 숨어 있다가 60도 이하에서 껍질을 깨고 나온다. 일교차가 클 때때는 낮 기온이 높지만 아침저녁은 쌀쌀해 음식물을 상온에 그냥 두는 경우가 많다. 조리된 음식이라도 상온(15~25도)에 두면 균이 증식해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퍼프린젠스균은 고기, 육류 가공품, 기름에 튀긴 식품이나 큰 용기에서 조리된 수프·국·카레 등에 잘 생긴다.

퍼프린젠스균 식중독 주의



올해에는 마비성 패류독소가 지난해보다 한 달이나 빠른 3월에 검출됐다. 독소가 축적된 홍합·굴·바지락 등 조개류를 먹으면 30분 이내에 입술 주위가 마비된 다음 얼굴·목으로 퍼진다. 두통·메스꺼움·구토를 수반하고 심하면 근육마비나 호흡곤란으로 사망할 수 있다. 기온 상승으로 더위가 일찍 찾아오면 병원성 대장균이 기승을 부린다. 병원성 대장균은 분변에 오염된 물, 오염된 용수로 세척한 채소, 도축 과정에서 오염된 육류를 먹었을 때 감염된다. 주요 감염 경로는 김치 등 생채소가 포함된 식품, 육류, 김밥 같은 복합조리식품이다.

비브리오균도 위험하다. 비브리오균은 주로 물·바닷물에 살며 온도가 상승할 때 활발하게 증식한다. 장염비브리오균은 식중독을, 비브리오 불니피쿠스균은 패혈증을 일으킨다. 장염비브리오균에 노출되면 복부 경련과 미열, 오한을 동반한 위장염이 나타나고 설사를 한다. 불니피쿠스균은 증상이 더 심하다. 특히 간 질환자나 당뇨 환자는 발열, 오한, 저혈압, 피부 괴사 등 패혈성 쇼크가 올 수 있다. 비브리오균의 공통 감염 경로는 어패류다.

식약처 통계(2017)에 따르면 전체 식중독 발생 건수의 81%가 음식점과 집단급식소에서 발생한다. 음식을 대량으로 조리할 때는 위생 수칙을 지키는 데 소홀하기 쉽고 식재료의 유통 단계에서 오염될 가능성이 크다. 음식점·집단급식소 등 외부에서 먹을 때는 메뉴 선택에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매년 3~6월이면 패류독소 감염이 되풀이되곤 한다. 패류독소는 냉장·냉동하거나 가열·조리해도 파괴되지 않는다. 이 시기에는 기준치(0.8㎎/㎏) 이상의 패류독소가 검출된 해역에서 잡힌 자연산 홍합과 굴·바지락·피조개·꼬막·대합·멍게·미더덕 등을 먹지 말아야 한다. 해역별 패류독소 발생 현황은 식약처·국립수산과학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5~8월은 조개류의 산란철이기도 하다. 김용환 교수는 "산란기에는 조개가 자체적으로 독소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섭취를 피하는 것이 피해를 예방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8월까진 독소 만드는 조개 피하길

가장 중요한 건 위생 개념을 갖는 것이다. 밥 먹기 전 손 씻기는 기본이고, 손으로 음식을 집지 말아야 한다. 젓가락질이 서툰 어린아이는 포크나 숟가락을 이용하도록 한다. 쌈 채소는 손을 철저히 씻은 후 먹는 습관을 들인다.

가정집도 안전지대일 수 없다.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엄중식 교수는 "집에서도 식중독이 잘 발생한다"며 "조리할 때, 식재료를 보관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리 전에는 30초 이상 손을 씻는다. 조리 과정 중에도 마찬가지다. 계란·생닭·생고기를 만진 손으로 날로 먹는 채소를 만지면 교차 오염이 될 수 있어 세정제로 손을 씻어야 한다. 가열해 조리할 때는 식재료의 내부까지 충분히 익힌다. 햄·소시지 등 육류 가공품도 1분 이상 충분히 가열해 먹는다.

칼·도마 등 주방도구는 쓸 때마다 흐르는 물에 10초 이상 씻는다. 어패류·육류·채소류 등 재료별로 칼·도마를 따로 쓰고 사용 후에는 세척·소독해 보관한다. 전문가들은 냉장고를 과신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엄중식 교수는 "먹고 남은 조리 음식은 냉장고에 하루 이상 보관하지 않도록 한다"며 "냉동시켰다고 세균·바이러스가 죽는 건 아니다. 구입한 식재료는 빨리 소진하고 조리할 때는 가급적 한 끼 분량만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뜨거운 음식을 냉장(냉동)고에 바로 넣으면 냉장고 내부 온도가 상승해 보관 중인 음식까지 상할 수 있어 식혀서 넣어야 한다. 냉장고에 보관된 음식을 꺼내 먹을 때는 데우기보다 재가열해 먹는 게 안전하다.


김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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