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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적 실수는 인정…부정 사용은 없었다"

한국 '주사랑공동체' 베이비박스 후원금 유용 논란 들어보니

이종락 목사 사과문 게재
"조사 결과는 책임질 것"
언론 보도로 미혼모ㆍ아기
또 다른 피해 입을까 우려
논란과 의혹 와전된 부분도
미주 한인교계 "오해 벗길"


한국 최초의 영아 의탁 바구니 '베이비 박스(Baby Box)'. 바구니에 담긴 가슴 아픈 사연들은 미주 지역에서 영화 '더 드롭 박스(The Drop Box)'로도 제작돼 한인 교계에서도 화제가 됐었다. 베이비 박스 사역을 펼쳐온 한국 주사랑 공동체 이종락 목사는 LA에서 열렸던 국제 기독 영화제는 물론 미주한인입양홍보회, 한인 교계 등에서 간증 등을 하며 미주 지역에서도 베이비 박스 사역을 널리 알린바 있다. 그러나 최근 이 목사가 후원금 유용 논란에 휘말렸다. 주사랑 공동체는 이와 관련 입장문도 발표했다. 논란에는 사실이 와전된 부분도 있다. 후원금 유용 논란에 대한 전말을 알아봤다.


그동안 한국 및 미주 한인교계에서 많은 눈물을 자아냈던 베이비 박스. 바구니에 저마다 담긴 슬픈 사연은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다.

심지어 지난 2011년 LA타임스를 통해 이종락 목사의 이야기가 널리 알려지면서 USC 영화학과 학생들이 나서 영화(더 드롭 박스)도 제작했었다. 이 영화는 미국 내 700여 개 극장에서 개봉할 정도로 화제가 됐었다.



최근 이 사역을 감당해왔던 주사랑공동체 이종락 목사가 '사죄의 글'을 발표했다.

입장문은 '사회에 물의를 일으켜서 진심으로 머리 숙여 죄송하다'는 말로 시작한다.

이번 논란은 이종락 목사 부부가 소득 신고 의무를 위반했다는 의혹이 각종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복수의 언론에 따르면 이 목사는 지난 2014년 7월~2019년 4월까지 한국서 소득신고 의무를 위반했다. 이 목사는 부부와 자녀 등 12명의 기본생활수급 자격을 유지한 채 이에 대한 수급비로 한화 2억 900만 원을 수령하면서도 같은 기간에 따로 교회로부터 매달 사례비(400만 원)를 받아왔다.

이에 따라 한국 보건복지부는 이 목사가 총 1억4100만 원을 부정 수급한 것으로 확인했다. 금천구청은 주사랑공동체를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고 결국 경찰이 수사에 나선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이 목사는 주사랑공동체 웹사이트(www.godslove.or.kr)에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목사는 사과문에서 "어려웠던 과거로부터 제가 스스로 감당해야 했던 저의 아이들을 앞세워 법적 판단이 내려진 부정 수급에 대한 법적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 제가 지은 죄는 제가 감당하겠다"며 "(경찰 조사에 대해) 부르면 가서 과정을 설명하고 결과에 대해 겸허하게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후원금 부정 사용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

이 목사는 "하나님의 명령으로 어린 생명들과 미혼모부를 돕고 있는 제가 그들을 위해 쓰임 받기를 원하는 후원금을 부정하게 사용할 생각을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하지 않았다"며 "기사들과 의혹들로 인해 베이비 박스로 오는 생명들의 발걸음이 이 일로 인하여 주저하게 되고 해서는 안 될 선택을 하여 아기들이 생명을 잃을까 심히 두렵다"고 전했다.

주사랑공동체는 후원금 부정 사용 논란과 함께 내부 관계자의 제보를 통해 의혹도 불거졌다. 자산이 80억 원에 이를 정도로 주사랑공동체의 자산 규모가 커지자 이 목사가 가족들을 직원으로 채용, 전횡을 휘둘렀다는 주장이었다.

이와 관련 주사랑공동체 한 직원은 교계 언론 뉴스앤조이와의 인터뷰에서 "목사 일가가 주사랑공동체를 장악했다는 주장은 억측"이라고 말했다.

이 직원은 인터뷰에서 "기초 수급자는 매달 소득 신고를 해야 하는데, 목사님은 그걸 모르고 있었다. 교회에서 사례비로 400만 원을 받았는데, 소득으로 생각하지 못했다"며 "만약 나쁜 의도를 지녔다면 구청 직원들에게 목사님 가족 통장을 공개하지 않았을 것이다. 사례비도 계좌가 아닌 현금으로 따로 빼돌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주 한인 교계에서도 주사랑공동체에 대한 오해가 하루빨리 해소되길 바라고 있다.

그동안 주사랑공동체와 사역적 교류를 해왔던 LA지역 한 목회자는 "이종락 목사를 직접 만나보고 주사랑공동체에 대한 사역에 관여해본 사람이라면 절대로 의도적으로 돈을 부정 수급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라며 "돈을 운용하는 과정에서 행정적 실수는 있을 수 있었겠지만 나쁜 의도를 갖고 하지 않았다는 것은 곧 경찰 조사에서도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사과문에서 이번 논란으로 미혼모와 어린 생명들이 피해를 입을까 우려하는 내용도 담았다.

이 목사는 "하나님 말씀을 읽고 기도하는 며칠 동안 제 안에 가장 큰 두려움은 제가 받을 죗값의 크기가 아니었다. 지금 이 순간, 축복받아야 할 생명을 고통스럽게 끌어안고 어쩌지 못해 홀로 숨어 울고 있는 가련한 미혼모부와 어린 생명들의 위태로운 삶"이라며 "하나님께서 벼락처럼 내려주신 미혼모부와 어린 생명들을 살리기 위한 사역은 제가 평생 감당 못 할 수도 있지만 감당해야 할 하나님의 명령이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과 관련해 다만 저는, 제가 지은 죄는 책임지고 능히 감당하겠다. 이 또한 하나님의 아들로 살아가는 저의 마땅한 소임"이라고 전했다. 한편, 주사랑공동체는 2009년 설립됐다. 당시 한국에 베이비 박스가 처음 설치된 후 올해 5월까지 베이비 박스에 맡겨진 아이는 총 1569명이었다. 주사랑공동체는 24시간 운영 중이다. 현재 중증 장애인 18명과 아기 7명을 돌보고 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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