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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를 사랑해 달라고 말하지 않아요"

남가주공연 '마린스키' 수석 무용수 김기민

세계 최고의 발레단 마린스키의 수석 무용수로 활동하고 있는 김기민.

세계 최고의 발레단 마린스키의 수석 무용수로 활동하고 있는 김기민.

김기민은 남가주 두 곳에서 공연을 펼친다 [중앙포토]

김기민은 남가주 두 곳에서 공연을 펼친다 [중앙포토]

LA뮤직센터에서 공연할 작품 '보석'. [마린스키 제공]

LA뮤직센터에서 공연할 작품 '보석'. [마린스키 제공]

코스타메사 시거스트롬에서 공연하는 작품 '라 바야데르'[마린스키 제공]

코스타메사 시거스트롬에서 공연하는 작품 '라 바야데르'[마린스키 제공]

19살 마린스키 입단, 두달만에 주역
발레리나 마카로바 "최고의 솔로르"
무용수인 친형과 경쟁보단 '시너지'
"발레 사랑하게 만드는 무용수 되고싶어"


'아름답다'
남자에게 이런 수식어가 맞을까 싶지만 그에게만큼은 예외다. 춤을 추는 김기민은 아름다움 그 자체다.

마린스키 발레단의 수석 무용수 김기민이 2년 만에 다시 남가주를 찾았다. 이번에는 솔로르(라 바야데르)와 루비(보석)역으로다. 세계적인 러시아 발레단 '마린스키'가 오는 20일까지 코스타메사 시거스트롬아츠센터에서 '라 바야데르(La Bayadere)'를, 오는 24일부터 27일까지는 LA뮤직센터에서 '보석(Jewels)'을 공연한다.

15일 공연 준비에 여념이 없는 김기민은 이번 공연을 한인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데 한껏 들떠 있었다. 남다른 애착이 있는 작품들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그는 "라 바야데르와 보석은 마린스키만의 발레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또한 한인들이 좋아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된는 작품이어서 이번 공연이 더 기쁘다"고 전했다.



김기민은 2011년 19세에 마린스키 최초의 동양인 발레리노로 입단했으며 2개월 만에 주역을 꿰 찼으며 입단 4년여 만인 2015년 수석무용수로 승급됐다. 2016년에는 발레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당스'를 수상했고 파리오페라 발레단, 뉴욕 아메리칸 발레시어터(ABT) 등 세계적인 발레단의 초청을 받아 주역으로 활약 중이다. 16일 개막 공연에 나선 김기민이 연기하는 라 바야데르는 19일(오후 1시) 공연을 남겨 두고 있으며 LA 공연 '보석'에서는 24, 16, 27일 무대에 오른다.

공연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면.
"'라 바야데르'와 '보석', 두 작품 모두 좋아하는 작품이다. 라 바야데르에서는 인도 전사 '솔로르' 역을, 보석에서는 2막의 '루비' 역을 맡았다. 음악이 좋은 작품들을 특히 좋아하는 편인데 두 작품 모두 안무도 좋지만 음악 역시 좋다."

라 바야데르는 어떤 작품인가.
"라 바야데르는 백조의 호수와 함께 마린스키가 어떤 발레단인지 보여줄 수 있는 대표 작품이다. 특히 마린스키의 '라 바야데르'는 웅장한 규모의 작품이지만 서정적이다. 다른 발레단의 전사들이 강렬하고 테크닉을 강조한 춤을 선보이는 반면 마린스키는 귀족스러운 전사를 요구한다. 한마디로 돈키호테 같은 작품이 아니라 백조의 호수나 지젤 같은 서정성을 띤다. 어느 버전이 낫다고 할수는 없지만 관객 입장에서 비교해서 보면 재미있을 것같다. 게다가 라 바야데르의 경우 개인적으로도 인연이 많은 작품이다."

마린스키 발레단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마린스키 극장 소속으로 1740년대 '황실 러시아 발레단'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200년이 넘는 전통의 발레단이다.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대표적인 발레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미녀' '호두까지 인형' 등이 마린스키 에서 태어났다.

어떤 인연이 있나.
"우선 마린스키에서 수많은 레퍼토리를 췄지만 가장 많이 춤을 춘 작품이 바로 '라 바야데르'다. 100번도 훨씬 넘게 무대에 오른 것 같다. 마린스키에 입단한지 1년 후부터 라 바야데르를 했으니 8~9년은 됐다. 게다가 마린스키 이전에도 인연이 있었다. 보통 라 바야데르 주역은 25~27세 정도의 나이에 하는 편인데 17세에 유니버설 발레단 게스트 주역으로 초청돼 연기했다. 마린스키에 입단하게 된 데도 그 이력이 크게 작용했다. 마린스키 단장과의 첫 만남에서 라 바야데르 전막을 했다고 설명하니 처음에는 믿지도 않았다. 그래서 비디오를 보여줬고 단장이 오디션을 보자고 했다. 이외에도 아메리칸 발레시어터 초청도 라 바야데르로 받았다. 전설적인 발레리나 나탈리아 마카로바는 '내가 본 솔로르 중 가장 멋있다'면서 내년 공연에 주역으로 초청했다. 나 역시도 내게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보석은 어떤 작품인가.
"조지 발란신의 작품이다. 제목처럼 의상, 안무를 보고 있으면 보석을 연상케 한다. 1막 에메랄드, 2막 루비, 3막 다이아몬드로 나뉘어 있는데 세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것이 '루비'다. 인기가 많다(웃음). 이 작품 역시 여러가지 스타일로 변형된 버전들이 있는데 이번 공연에서 러시아만의 '보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수석 무용수는 발레단에서 어떤 의미인가.
"현재 마린스키의 200명의 단원 중 수석 무용수는 남녀 합쳐서 10명 정도다. 수석 무용수는 발레단의 간판이다. 주로 오프닝 공연 무대에 서게 된다. 한마디로 내 공연을 통해 마린스키 발레단이 평가 받는다. 책임이 따르는 자리다. 게다가 나는 마린스키의 수석 무용수이기도 하지만 나는 한국인 무용수다. 그래서 조금 더 책임감을 느끼는 부분도 있다. 언젠가 후배들이 고맙다고 하더라. 그때 알았다 내가 해야 하는 일이 이런거구나. 나로 인해서 후배들이 좀 더 쉽게 이 길을 걸을 수 있도록 발판이 되어 주고 싶다."

관리가 힘들것 같다. 식단조절을 따로 하나.
"잘 먹는다. 정말 많이 먹는다. 다이어트는 식단 조절을 따로 하지 않는다. 체질도 그렇지만 그렇게 밥 먹는 양이 많은데도 연습량이 더 많다. 연습실에서 사는 인생이다."

친형도 한국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다.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데 어떤 사인가.
"정말 친하다. 서로 도움이 된다. 어릴적부터 그랬다. 지금도 새로운 작품을 할 때마다 매번 형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 서로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지적해준다. 친구처럼 가깝기 때문에 경쟁이라기보다는 서로 도움이 된다. 시너지 효과를 낸다고 하겠다. 그저 자주 못만나는 게 아쉽다. 보고 싶다."

한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사실 부상이 살짝 있다. 부상이 있음에도 욕심내면서 하고 싶은 이유는 '한인 관객'이다. 많이 기다렸을 텐데 실망시키고 싶지 않다. 해외에서 동양이만 봐도 한국인인가 하는 기대를 한다. '안녕하세요'하면 기분이 좋다. 한인을 만나는 건 그런 에너지다. 그냥 감사하고 고맙다. 외국에서 생활을 하다 보면 때론 한국이 그립기도 할 것 같다. 무대를 통해 위로를 해 드리고 싶다. 좋은 에너지를 선물하고 싶다. 사실 발레를 사랑해 달라고 말하지 않는다. 모순인 것 같다. 발레를 잘하는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발레를 사랑할 수 있겠나. 발레를 잘하는 사람이 많이 나와야 발레를 사랑해 줄 수 있다. 그래서 제 목표는 발레를 사랑할 수 있도록 만드는 무용수가 되겠다."

▶도로시 챈들러 파빌리온: 135 N. Grand Ave. LA, (213)972-0711, www.musiccenter.org/Mariinsky

▶시거스트롬아츠센터: 600 Town Center Drive. Costa Mesa, (714)556-2121, www.scfta.org


오수연 기자 oh.sooyeon@koreadaily.com oh.sooye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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