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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비경 사라지기 전에 가보자"

과잉관광, 해수면 상승, 벌목 등
생태계 교란으로 파괴되는 명소

세계 7대 불가사의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중국의 대표유적 만리장성에 입추의 여지 없이 관광객들이 몰렸다. 팔달령 장성은 북경에서 두어 시간이면 닿을 수 있어 언제나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 계단을 흔들거리고, 성곽은 허물어지고 있다. 전체 장성의 8.2%만이 비교적 온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2년 전 여름의 사진.

세계 7대 불가사의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중국의 대표유적 만리장성에 입추의 여지 없이 관광객들이 몰렸다. 팔달령 장성은 북경에서 두어 시간이면 닿을 수 있어 언제나 이런 상황이 반복된다. 계단을 흔들거리고, 성곽은 허물어지고 있다. 전체 장성의 8.2%만이 비교적 온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2년 전 여름의 사진.

캘리포니아 남부의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의 야경. 다른 데선 볼 수 없는 조슈아트리와 유난히 밤하늘이 맑아 은하수 관측의 최적지 중의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기나긴 가뭄과 방문자들의 부주의로 인해 이 나무들도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캘리포니아 남부의 조슈아트리 국립공원의 야경. 다른 데선 볼 수 없는 조슈아트리와 유난히 밤하늘이 맑아 은하수 관측의 최적지 중의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기나긴 가뭄과 방문자들의 부주의로 인해 이 나무들도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경이롭고도 황홀했던 지구의 비경들이 하나 둘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지구 환경이 바뀐 탓도 있지만, 과잉관광(오버투어리즘)에 의한 피해도 만만치 않다. 지구 환경의 변화라고 했지만, 이 또한 자연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화석연료에 의한 대기 오염과 기온 상승, 지하수 등 지하자원의 고갈로 인한 것이란 분석이고 보면 모든 게 인간에 의한 지구의 무분별한 학대에 다름 아니다. UN을 비롯해서 각국의 환경단체들이 안간힘을 쓰고 있어 그나마 속도는 늦춰질 망정 쇠퇴의 분위기를 거스르기에는 역부족인듯 하다. 먼훗날 인터넷 세상으로만 존재할 지도 모를 세계의 비경을 꼽아본다. 갈수만 있다면 눈에나마 담아두고픈 곳이다.



마야베이, 태국

세계적인 휴양지 피피섬으로 가는 통로 역할에다 레오나로드 디카프리오가 출연한 할리우드 영화 '더 비치'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던 마야베이가 지나치게 몰려든 관광객들에 의해 사라지는 대표적인 곳이다. 오염과 산호초의 훼손으로 지난 2018년 6월부터 9월까지 폐쇄한 채 산호 이식 등 생태계 복원을 추진했지만 이식한 산호가 태풍으로 유실되는 등 복원이 더디자 10월까지 폐쇄를 연장한 바 있다. 재개장 이후 하루 평균 5000명 이상의 관광객이 몰리면서 다시 폐쇄를 결정, 2021년 6월까지 폐쇄를 결정했다.



셰이셀, 인도양

아프리카 케냐 동쪽 인도양의 섬들이 모여있는 이곳은 '죽기 전에 가봐야 할 천국'으로 꼽힌다. 섬나라 셰이셀은 영국 윌리엄 왕자 부부가 신혼여행을 가고, 축구스타 베컴 부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가족 휴양지로 삼았던 곳이다. 모두 115개의 섬으로 구성된 셰이셀은 서울의 4분의 3크기에 불과하다.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프라슬린섬, 영화 '캐스트 어웨이'의 무대였던 라디그섬 등에 대중형 리조트가 많이 생겼다. 르메르디앙, 포시즌, 힐튼, 콘스탄스 등 세이셸의 고급 리조트에는 유럽의 품격이 흐른다. 하지만 앞으로 50년 뒤에도 남아있을 지는 의문이다. 높아진 해수면이 해변 침식을 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래시어국립공원, 몬태나

100만 에이커가 넘는 대지에 37개의 빙하가 자리하고 있는 이곳은 빙하가 깎아 만든 깊은 계곡, 아름다운 호수, 대초원 등 광대한 대자연이 선사하는 경이로움으로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대륙의 왕관'으로 일컬어지는 곳이다. 2017년 포틀랜드 주립대학의 조사팀은 지난 50년 만에 얼음의 85%가 녹아 없어졌다고 발표했다. 조사팀의 댄 페이거는 현재 추세로라면 이 세기가 끝나기 전 수십 년 안에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7000년 동안 이곳에 있었던 빙하가 인간에 의해 사라지게 됐다고 말했다. 18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이 지역에는 무려 150개의 빙하가 있었다. 이후 1910년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지난해 295만 명의 사람들이 이 공원을 찾았다.

마다가스카르, 아프리카

토착 동·식물만 20만 종, 이 가운데 75%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희귀종으로 분류되는 아프리카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는 수백만년 동안 독자적인 진화과정을 거쳐 살아있는 박물관으로 불린다. 세계자연기금(WWF)에 따르면 마다가스카르에 있는 파충류의 95%는 지구상의 다른 곳에는 분포하지 않고 오직 이곳에서만 발견된다. 최고 2000살까지 사는 바오밥나무와 영장류 여우원숭이를 비롯해서 형형색색의 새들과 카멜레온 등은 인류의 보물로 꼽힌다. 하지만 이곳 역시 화전농법과 무분별한 벌목으로 인해 삼림의 90%가 사라졌다. 2017년 한 해 동안에만 전체 삼림의 4%가 사라지기도 했다. 남아있는 삼림도 앞으로 35년 정도면 사라질 것이라고 학자들은 경고했다.

베니스, 이탈리아

수상도시로 명성을 날렸던 이탈리아의 베니스는 더이상 물이 달가울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오래 전부터 예견됐던 일이었지만 지난달 53년 만의 대홍수를 맞아 베니스 주변의 수위가 6피트 2인치가 넘어 도시의 75%가 침수되기도 했다. 이탈리아 중앙정부는 베니스에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복구비를 긴급지원하는 등 피해 최소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돼 있는 문화재 보호에도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해수면의 상승과 홍수로 도시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 도시의 관광명소 샌 마르코 광장은 라스 베이거스의 베네치안 호텔에서나 볼 날이 머지 않았다.

마추피추, 페루

15세기 남미를 지배했던 잉카제국의 고대 도시 마추피추가 허물어질 위기에 처해있다. 해수면에서 약 8000피트나 되는 산정에 위치한 공중 도시에 지난해 157만여 명이 다녀갔다. 2017년에 비해서 12%나 늘어난 수치다. 유네스코와 페루 당국은 하루 방문객을 2500명으로 제한하려 했지만 이 수치를 훨씬 뛰어넘는 4300여 명이 몰리고 있다. 자연적인 산사태와 침식과 더불어 좁은 유적지의 골목과 담장이 방문객들로 인해 허물어지고 있는 상황이 됐다. 올해 1월부터는 방문 시간대가 정해진 입장권 판매 시스템을 도입했다. 최대 체류 시간을 4시간으로 정하고, 재방문은 금지됐다.

갈라파고스제도, 에콰도르

'살아있는 박물관과 진화의 전시장'으로 꼽히는 갈라파고스제도가 과잉관광과 외래종의 유입으로 인해 원래의 생태계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여기다 불법 정착가까지 가세하다 보니, 약 40종의 동식물이 멸종 위기에 처해있는 상태다. 5개의 섬으로 이뤄진 이곳에는 현재 어민 등 2만여 명이 살고 있으며 한해 10만명 이상이 방문한다. 197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뒤 2007년에는 위험유산 목록에 올랐다. 1835년 찰스 다윈에게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론의 영감을 준 곳이기도 하다.

조슈아트리국립공원, 캘리포니아

유카 중에서 가장 크게 자라는 조슈아트리는 150년 동안 12m까지 자라는 모하비사막의 자생종이다. 잎사귀가 단검처럼 생긴 용설란과 식물인 이 나무의 이름을 딴 국립공원 전역에 분포해 있는 이 조슈아트리도 앞으로 50년 이후엔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 UC리버사이드의 생태학자 카메론 배로우스는 더워진 날씨로 인해 이번 세기가 끝날 쯤에는 국립공원 내 조슈아트리의 90%가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만리장성, 중국

중국을 대표하는 유적으로 198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꼽히는 만리장성도 위기에 처해 있다. 흉노족 등 유목민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진나라 시황제 때 기존의 성곽을 잇고 부족한 부분은 새롭게 축조하여 만든 총 길이 6350km에 달하는 인류의 유산이다. 한해 평균 1000만 명이 다녀가다보니, 전체 장성의 2/3가 이미 피해를 입거나 파괴됐다. 2012년 연구에 의하면 비교적 온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구간은 불과 8.2%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서서히 진행되는 부식 이외에도 지진과 폭풍우도 최대의 적이 되고 있다.


백종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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