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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아버지 얼굴

흘린 밥알 다 주어먹어라

어릴 적 아버지와 마주한 밥상

수십 번 사람 손이 가야

한 톨의 쌀이 되는 거여



찬밥 한 술도 소중히 알아야한다



자식들 허기 채우기 위해

등이 휘던 아버지들

쌀 한 됫박에 손이 닳고

눈물도 적셨던 어머니들

그 자손들 자라 살만하니

뷔페식당 첫 머리

하얀 쌀밥은 건너뛰기 일쑤다



식구들 세끼 밥에

등 굽은 아버지들

그래도 바위처럼 든든했는데

귤껍질이 다된 아버지 얼굴

언제부턴가 허연 쌀밥처럼

가족들 눈길 밖에 서성인다


강언덕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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