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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빨간 사과

하얀 화폭 위에 빨간 사과를 그린다.

동그라미 위에 꼭지를 구부린다.

빨간색으로 예쁘게 칠한다.





그런데

내가 본 빨간 사과가 아니다.



분홍, 주홍, 노랑, 연두색을 덧칠한다.

그래도 모자라, 48색 모두를 칠해 본다.

검은색 흰색도 들어간다.

이제야, 닮은 빨간색이다.



별빛, 달빛에 담그고, 헹구고

땡볕에 말리고, 그을리고

비바람, 벼락으로 윤내고, 무늬그린

자연의 빨간색이다.



빨간 사과는 빨간색만이 아니다.

빨갛기만 한 빨간 사과

가질 수 없다.



행복에는 행복만 있는 것이 아니다.

행복하기만 한 행복

가질 수 없다.


이주혁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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