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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풀잎 사이로

청보리 연초록 새싹 들판
수줍게 미소 띤 얼굴
소록소록 고개 내미네

수많은 발자국에 짓밟혀도
더욱 곱게 돋아나고 있구나
억눌림 뚫고 끈기 있게



누구의 숨결일까
그 어느 힘도 막을 수 없는

말 없이
뿌리는 밀어주고
햇빛은 당겨주는
하늘 가득한 사랑이 말해주는 걸

낮아져 낮아져 풀잎 사이 걸을 수 있다면
그들 사이의 대화를 들을 수 있고
푸른 꿈 나눌 수 있을 텐데
지금은 알 수 없다, 참고 견디자
짓밟힘도 축복인 것을

이제 스파크 신발 신고
풀잎 사잇길 걷고 싶다
누구나 한 때 연두색 연약한 새싹인 적이
초록이 되고 보면 아름다웠다고
그리고 고마웠다고 말하게 되겠지

바람은 알고
사람 풀잎 사이로 불고 있다.


신혜원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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