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나성의 사계
봄 여름이 따로 없는 나성엔사계가 하루 속에 반복되어
새벽은 겨울 한낮은 여름
여름과 겨울 사이로
봄 가을이 잠깐씩 얼굴을 비출 뿐
겨울철 김장독이 얼어 터지는
설한풍 속에서 잔뼈가 굳어버린 나에겐
처음 접하는 연중 온화한 기후에
그만 반해 버렸지만
3~4년 밋밋한 계절의 지루함은
감정의 유폐로 메말라
뜨겁던 가슴에 먼지만 풀썩인다
계절의 감각이 마비된 풀벌레들
자연의 신비가 망각된 땅에
소월인들
단 한 줄의 시를 읊을 수 있었을까
이산하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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