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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사서함 문안

서울 K우체국 사서함 1107호



동란의 휴전으로 어수선하던 시절

대학생활 위해 집 떠나



종각 옆 한청빌딩 4층

S사 편집실 책상 맞대고

신문지 깔아 만든 침상에서 깨어

청계천 둑 드럼통 잘라 폐타이어 태워

끓인 미군부대 잔반 꿀꿀이 죽으로

아침 저녁 두끼만으로 하루를 떼우며

동가식서가숙東家食西家宿하면서도

누님의 봉급날 한 주일쯤 뒤

받게되는 생활비 위해 만들었던 사서함

지금도 때로는 우체국 앞을 지나노라면

전통傳統조차 밑 뚫린 전통箭筒에

꽂히는 살촉되어 쏟아지는 세상 살면서

누구의 생체기능이 전이되었나

셀루라 메모리*Cellular Memory되어 있다



부질없는 넋두리만 쌓여가는 사서함



*장기이식 후 기증자의 성격과 습성까지 전이되는 현상


김신웅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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