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에이비씨디이…
에이! 그런 말 말게나달이 쌓여 해를 넘길 때 가다듬던 마음
되돌아 보니 작심삼일 되었어도
시작이 반이라고 여기며 살아온 게 아닌가
비싼 것은 햄버거인가. 싼 것이 비지떡이라면 …
어느 날 갑자기 화색이 도는 얼굴로 나타난
한때 신용불량자라던 사람
하릴없이 맥카페 처마 밑 탁자에
둘러 앉은 사람들에 햄버거 돌리고
씨알도 되지 않는 것들 모아 모아
어느 흑백영화에 나오는 골목길에 들어
돌 박아 만들어진 계단에 올라 서
내던져 버리는 영상을 기억하며
디딤돌 없는 개울을 만나
이제부터 만나게 될 어떤 일에도
마음 누르고 감싸며 걸어 온
앞서거니 뒤서거니 동행이 되던 이들 떠올려
이렇게 낱말이 더해 갈수록
가슴이 넓어지고 마음이 깊어지는
안목도 함께 열려
또 이어 발걸음 내딛는 것 아니겠나
김신웅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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