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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안 보이는 주택난…다시 '모듈 주택' 실험

공장서 일괄 만든 뒤 조립…공기 40% 단축
닉슨 대통령 때도 실패…"이번엔 다르다"

주택난이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공장에서 모듈 식으로 지은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주택이 다시 시도되면서 성공 가능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공장식 모듈 주택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실패했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없지 않지만 이번에는 대량 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도 나온다.

주택난이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공장에서 모듈 식으로 지은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주택이 다시 시도되면서 성공 가능성이 주목을 받고 있다. 공장식 모듈 주택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실패했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없지 않지만 이번에는 대량 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도 나온다.

주택난이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공장에서 모듈 방식으로 미리 지은 뒤 현장에서는 조립만 하는 공장식 모듈 주택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모듈 주택회사 팩토리OS는가주발레호에 있는 25만8000 스퀘어피트 크기의 2차대전 잠수함 건조창과 디트로이트의 거대한 GM 공장에 주택 공장을 만들고 공장식 주택에 도전하고 있다. 이런 공장에서는 2시간 30분이면 156유닛의 1층을 모두 지을 수 있다.

 거대한 발레호 공장 내부에는 캐비넷 부서, 지붕 부서, 플러밍과 전기 배선 부서 등으로 나뉘어 작업한다. 세탁기와 건조기, 마이크로웨이브 등도 이곳에서 설치를 끝낸다. 구역별 나누어 만든 아파트는 트럭에 실려 건설 현장으로 옮겨진 뒤 현장에서 조립된다. 조립은 며칠이면 충분하다. 팩토리OS의래리 페이스 창업자는 “공장식 주택은 지금까지의 건축을 혁명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전망한다.

 가주는 전국에서 렌트비가 가장 비싼 10대 도시 가운데 5곳이 몰려있다. 부동산 정보 회사 줌퍼에 따르면 가주의 렌트비가 비싼 이유는 아파트가 부족하기 때문이고 아파트가 부족한 것은 아파트 건축비가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최근 UC버클리 연구에 의하면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900 스퀘어피트 아파트 한 유닛을 짓는 데 필요한 자재와 인건비는 31만5000달러였다. 숙련 컨트랙터 부족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복 관세도 건축비 상승을 부추겼다.



건축비가 상승하면 개발회사는 중산층 주택을 피하고 대신 고급 콘도 건설에 나선다. 그럴수록 적정한 가격의 주택은 더 부족하다.

 전통적인 주택 건설 방법은 순차적으로 공사한다. 기초공사를 끝내면 목수가 일을 하고 목수가 일을 끝내며 플러머, 전기공이 작업하는 방식이다. 비가 오면 공사를 하지 못해 공기는 길어지고 건설회사는 손해를 본다.

 모듈 주택은 다르다. 기초 공사를 하는 동안 현장에서 떨어진 곳에서 공장에서는 주택을 조립한다. 날씨도 상관없다. 페이스 창업주에 따르면 3~5층 아파트 공사를 기준으로 모듈 주택은 전통 공법과 비교해 공기는 40% 단축하고 건축비는 20% 줄일 수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가주 등에서는 팩토리OS 같은 사전 건축 주택 건설회사 창업이 이어지고 있고 시티은행 같은 대형 금융회사도 팩토리OS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했다.

 역사적으로 볼 때 공장식 주택은 여러 번 시도됐지만 실패했다. 집도 공장에서 대량생산하려는 노력은 100년의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20세기 초에는 시어스 백화점이 우편주문 카탈로그를 통해 공장식 단독 주택을 팔았다. 하지만 운송비가 오르면서 시어스는 1940년 공장식 주택 사업을 중단했다. 공장식 주택은 서서히 주택 시장에서 밀려났고 싸고 조악하게 조립한 주택이라는 인식만 남겼다. 워싱턴대학 건축학과 알렉스 앤더슨 교수는 “100년 동안 공장식 주택은 가능한 모든 실험을 했지만 경제성 면에서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1969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지금 가주가 겪는 것과 비슷한 주택난을 해결해야 했다. 주택 건설이 인구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집값과 렌트비가 급등했다.

당시 주택도시개발부 조지 롬니 장관은 전국적인 주택 부족 해소 방법으로 연방 예산 1억9000만 달러를 투입해 새크라멘토 등 9곳에 주택 공장을 세우고 단독 주택과 다세대 주택을 만들었다. 결과는 대실패였다. 공장식 주택의 수명은 몇 년 되지 않았고 조악하게 만든 위험한 집이라는 선입견만 남겼다.

 물론 최근 공장식 주택은 기술적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앤더슨 공수는 닉슨 행정부 시절의 선입견이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또 다른 문제는 노조다. 닉슨 행정부 당시 건설 노조는 임금과 노동 시간이 줄 것을 우려해 공장식 주택에 반대했다. 팩토리OS도 비슷한 반대에 직면하고 있다.

 앤더슨 교수는 대량 생산 문제도 거론한다. 공장식 주택이 성공하려면 최종적으로 대량 생산 체제로 들어서야 한다는 것이다. 공장 건설비가 비싸기 때문에 대량 생산 단계까지 가야 살아남을 수 있다.

팩토리OS의 릭 할러데이 공동 창업자는 2년 안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팩토리OS는 구글의 직원 사옥과 비영리단체의 홈리스 주택 등 2억 달러 규모의 공사를 수주했다. 또 LA와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에서 10개의 주택 건설 프로젝트를 맡고 있다.

 LA에서 홈리스 아파트는 한 유닛 건설에 50만 달러가 든다. 전국 기준으로 보면 단독 주택 중간 가격의 두 배다. 팩토리OS는 7층 이하의 중간 크기 아파트만 짓는다.

제시카 골드바크 프로젝트 매니저는 10일이면 이런 아파트 한 채를 짓는다고 강조한다. 현장에서는 크레인으로 들어 올려 110유닛을 조립하면 끝이다. 골드바크 매니저는 건축업계도 다른 경제 부문을 바꾼 기술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건비와 자잿값 상승을 고려할 때 전통적인 건축 방식을 고수하면 집을 지을 수가 없다. 그게 시장의 현실이다.”


안유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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