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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내가 먼저 찾아야 오는 것"

급성 백혈병 극복한 아이리스 리씨

아이리스 리씨(앞줄 맨 오른쪽)가 LA한인타운 해피음악원에서 라인댄스를 배우는 수강생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이리스 리씨(앞줄 맨 오른쪽)가 LA한인타운 해피음악원에서 라인댄스를 배우는 수강생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4년 전 진단…사망률 70%
골수이식 후 건강 되찾아
댄스, 합창, 골프 등 열심
"즐거운 수다가 최고 보약"


나이가 든다는 것은 '늙고, 병들고, 죽는' 삶의 예기치 않은 불행, 그러나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그 고통과 맞닥뜨리는 일이 잦아짐을 의미한다. 아이리스 리(64)씨도 그러했다. 여느 청춘 부럽지 않게 건강하고 활기차게 살던 2015년, 그러니까 환갑을 맞던 그해에 그녀는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평소 건강만큼은 자부했던 그녀였기에 암 선고는 청천벽력에 다름 아니었다. 이후 고된 항암치료와 골수이식을 거쳐 건강을 회복한 그녀는 지금은 모두가 부러워할 만큼 재미있고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결코 쉽지 않았을, 그리하여 더 특별해 보이는 그녀만의 행복 비법을 들어봤다.

#고된 투병의 시간들

지금까지 17년째 뉴스타부동산 에이전트로 근무하고 있는 그녀가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것은 4년 전인 2015년 5월.



"당시 좀 힘든 계약 건으로 골머리를 썩기도 했고 이혼문제까지 겹치면서 스트레스가 심했죠. 자면서 땀이 많이 나고 미열에 기력도 너무 없어 병원에 갔더니 혈액암인 급성 백혈병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한 달 뒤 UCLA 응급실에 갔다 바로 항암치료를 받을 만큼 상태가 심각했습니다."

이후 6개월 간 체중이 20파운드나 빠지는 고된 항암치료를 네 차례나 받고 그해 11월 친 오빠로부터 골수기증을 받아 현재는 건강을 회복한 상태다.

"그래도 건강이 예전만은 못해요. 예전엔 날아 다녔거든요.(웃음) 그래서 골수이식 후 의사가 안정을 취하라 했는데도 집에만 있으려니 더 우울해지는 것 같아 6개월 뒤부턴 유럽, 캐나다 등 여행을 다녔어요. 원래 집에 가만히 있는 체질이 못돼요.(웃음)"

#댄스는 즐거워

지난 이야기라고는 하나 당시엔 꽤 험난했을 투병기를 너무 담담하게 털어놓는 그녀가 신기해 보였다.

"왜 안 힘들었겠어요. 항암치료를 받으며 우울증도 심각했으니까요. 그런데 타고나길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편이에요. 사망률이 70%라는 급성 백혈병 선고를 받고도 죽을 거란 생각은 안했어요. 그리고 발병 후엔 더 즐겁게 살려고 노력했죠. 마음이 즐거워야 몸도 건강해지니까요."

그래서 최근엔 일주일에 세 번씩 LA한인타운 댄스 학원을 찾아 라인댄스와 합창을 배우기 시작했다. 또 20년 전 시작한 스포츠 댄스도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고 골프와 등산도 예전만은 못해도 꾸준히 하고 있다.

"다리를 튼튼하게 해주는데 댄스만한 게 없어요. 그리고 새로운 스텝을 익혀야 하니 치매 예방 되고 무엇보다 좋은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게 가장 좋죠."

#즐거운 대화가 보약

이처럼 수많은 취미생활 중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건 맘 맞는 사람들과 어울려 수다 떠는 일.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주려 노력해요. 나이가 들수록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어 하는데 누군가 그 이야기를 들어주면 좋잖아요. 그리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배울 점이 많기도 하고요."

이렇게 사람들을 좋아하다보니 가끔은 믿었던 이들에게 상처를 받기도 한다.

"그러면 좀 어때요. 그럴 때면 인생 공부한 셈 치는 거죠. 일할 때도 마찬가지에요. 발품 팔고 일은 많이 했는데 계약이 성사 안 되도 덕분에 하나 더 배웠다 생각해요. 그렇게 살면 늘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각종 한인 단체에서도 활발히 활동 중인 그녀는 현재 글로벌한인여성상공인협회(총회장 권명주) 부회장과 대한노인회 미주총연합회(회장 박종태) 이사직을 맡고 있다. 또 맘 맞는 친구들과 여행클럽과 친목모임도 만들어 활동하다 보니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지경.

"즐거운 일을 찾아다니려 노력해요. 행복은 찾아오는 게 아니라 제가 찾아가야 만날 수 있는 거니까요."

그렇게 말하며 환하게 웃는 그녀가 꽃보다 더 아름다고 눈부셨다. 한 송이 아이리스처럼.


이주현 객원기자 joohyunyi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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