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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배냇저고리에 큰 사랑 담아요" 한미여성회 아기옷 봉사팀

차 할리우드 장로병원서 봉사활동 30년간 이어와
미혼모·저소득 산모위해 연간 700여벌 무료 기증

매달 두 차례씩 차 할리우드 장로병원에 모여 미혼모와 저소득층 신생아를 위한 배냇저고리를 만들고 있는 한미여성회(회장 박지혜·사진 맨 왼쪽에서 두 번째) 봉사팀이 한자리에 모여 활짝 웃고 있다.

매달 두 차례씩 차 할리우드 장로병원에 모여 미혼모와 저소득층 신생아를 위한 배냇저고리를 만들고 있는 한미여성회(회장 박지혜·사진 맨 왼쪽에서 두 번째) 봉사팀이 한자리에 모여 활짝 웃고 있다.

한미여성회원들이 이번 주 만든 배냇저고리. 아래 로고도 붙어있다.

한미여성회원들이 이번 주 만든 배냇저고리. 아래 로고도 붙어있다.

이렇게 작은 아기 옷 한 장에 이토록 많은 정성이 담겨 있을 줄이야. 원단을 자르고 재봉질을 하고 거기에 끈을 달고 다시 마무리 작업까지. 일흔을 넘긴 시니어 10여명이 모여 신생아용 배냇저고리를 만들고 있는 차 할리우드 장로병원 1층 사무실은 전문 재봉실을 방불케 했다. 이제 막 예순을 넘긴 봉사자부터 구순 시니어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맡은 일을 하느라 너나할 것 없이 바빠 방안 공기마저 분주하게 느껴질 정도다. 지난 30년간 차 할리우드 장로병원에서 미혼모 및 저소득층 신생아를 위한 배냇저고리를 만들어 온 한미여성회(회장 박지혜) 봉사팀을 만나봤다.

◆어떻게 봉사하나=봉사활동이 있던 지난 주 화요일 차 할리우드 장로병원 1층 사무실 문을 밀고 들어서니 큰 테이블 4~5개 놓여 있었고 테이블마다 회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어떤 테이블에선 재봉질이, 또 다른 테이블에선 손바느질이 한창이었다. 언뜻 무작위로 작업을 하는 것 같았지만 알고 보니 테이블마다 분업이 확실했다.

한미여성회 박지혜 회장은 “재단부터 재봉질, 손바느질, 끈 달기, 마무리 작업에 이르기까지 봉사자들이 분업해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렇게 봉사자들의 수고와 정성으로 1년이면 배냇저고리 700여 벌을 만들어 병원 측에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배냇저고리 제작에 필요한 원단이며 부속품, 재봉틀 등 일체 비용은 한미여성회가 부담하는데 이는 기부금으로 마련된다. 적잖은 아기 옷 만들기 공정 중 재단작업은 봉사자들이 한미여성회 회관에 따로 모여 미리 해오는데 이는 한미여성회 헬레나 백(59) 이사가 책임지고 있다.

지난해 2월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이 인연이 돼 현재 한미여성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는 백 이사는 “패션계통에서 일한 경력을 살려 봉사할 곳을 찾다 이곳을 알게 됐다”며 “시니어들이 너무 열정적으로 봉사활동을 하셔서 배울 점이 너무 많다”고 말한다.



◆시니어 봉사자들=봉사팀의 주 연령층은 70~80대인데 이들 중 일부는 은퇴 전 관련 직종에 종사했던 이들도 있지만 대개는 취미삼아 재봉이나 바느질을 하다 이곳에서 봉사를 시작한 이들이 대부분. 봉사팀과 인연을 맺은 지 6년째인 박금향(76)씨는 “오전 9시가 공식적인 봉사활동 시작 시간이지만 오전 6시30분이면 병원에 도착해 작업 준비를 미리 마쳐놓는다”며 “아기들이 내가 만든 옷을 입는다 생각하면 기쁜 마음에 힘든 줄도 모른다”고 말했다. 은퇴를 앞두고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한 이도 있다. 현재 미국 병원에서 근무 중인 이선(72)씨는 “은퇴 후 하고 싶은 봉사를 미리 해보고 있다”며 “실밥 떼는 것부터 배우고 있는데 일도 재밌고 보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10여명이 넘는 회원들 중 가장 눈에 띄는 이는 손바느질에 여념이 없는 조옥희(90)씨. 노워크에 거주하는 조씨는 이곳에 오기위해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고 꼬박 2시간, 그러니까 왕복 4시간 길을 마다않고 15년째 봉사 중이다. 한 달에 두 번이라고는 하나 4시간이라는 교통시간도 그러하고 올 때마다 4시간여를 손바느질에 매달리다보면 피곤할 법도 싶었다. 조씨는 “예쁜 아기들이 입을 거라 생각하면 피곤한 줄 모른다”며 “매달 이곳에 오는 날을 손꼽아 기다릴 만큼 봉사활동 오는 것이 즐겁다”고 귀띔했다.

한미여성회가 주관하는 아기 옷 만들기 봉사는 차 할리우드 장로병원과 굿사마리탄 병원 두 곳에서 각각 매달 둘째, 넷째 화요일과 매달 첫째, 셋째 화요일에 진행된다. 박 회장은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봉사하려는 마음만 있으면 누구든 참석할 수 있다”며 뜻있는 이들의 많은 지원을 부탁했다.

▶문의: (323)660-5292


이주현 객원기자 joohyunyi3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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