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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에 떡 쥔 터키…미국은 '딜레마'

'카슈끄지 살해' 이면 치열한 외교전
미, 무기수출·이란 제재에
빈살만 왕세자 협조 필요
터키의 비판 세지면 곤란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으로 국제사회가 시끄럽다. 세계의 눈이 사건이 발생한 터키에 쏠려 있다. 반인권적인 암살 사건의 전말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사실 보도 외에도 주요 언론들은 이번 사건을 둘러싼 관련국들의 치열한 외교전과 물밑 협상에 대해서도 전하고 있다.

AP통신 등은 "레제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속내는 이번 사건을 최대한 활용해 미국 및 사우디와의 관계에서 우월한 입지를 확보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사우디를 강하게 압박하면서도 관련 증거의 공개에 대해선 수위 조절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날 에르도안 대통령이 직접 나선 것도 이같은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서다. 그는 "카슈끄지가 야만적으로 피살됐다"며 "이번 살해 사건이 사전에 계획됐다는 분명한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건 배후로 사우디 왕실을 지목했다. 하지만 직접적인 물증 제시는 자제하는 등 '수위 조절'을 했다.

최근 터키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물론, 중동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사우디와의 역학관계 재설정을 위한 전략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미국과의 관계 재설정에 활용하고 있다. 사실 미국도 어느 정도 에르도안 대통령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대 치적 중 하나인 대 사우디 무기수출을 유지하고, 이란의 석유수출 제재를 실행하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사우디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이런 사우디의 협조 여부가 에르도안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 등은 "미국이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터키로 급파한 것도 이같은 사정을 감안한 것"이라며 "양국 간 물밑 협상이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사실 터키와 미국과의 관계는 최근 크게 악화됐다. 터키가 미국의 반대에도 불구, 러시아판 사드인 'S-400' 도입 등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베이루트 소재 카네기중동센터의 마하 야히아 소장은 "에르도안 대통령은 카슈끄지 사건을 최대한 많은 실리와 양보를 끌어내는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경제난 해결에도 이용하고 있다. 터키는 '오일 머니' 투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경상수지 적자.대외 부채와 리라화(터키 통화) 폭락 등 경제난 때문이다. 국내외의 정치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그의 입장에선 사우디를 상대로 실익을 챙길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셈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사우디 왕실에 대한) 비난의 톤을 자제하고, 카슈끄지 피살 사건에 대한 외교적 해결 방안을 제시해줄 수 있다면, 사우디 왕실은 그 대가로 터키에 대한 투자를 대폭 늘려주는 건 물론 부채까지 해결해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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