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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도 '노딜' 제동 … 영국 존슨 총리 '굴욕'

하원, 3일 이례적 심야 표결
보수당 의원 21명마저 반대
1명 탈당, 보수당 과반 붕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에게 영국 의회가 반기를 들었다. 의회는 3일(현지시간) 밤 10시께 이례적인 심야 표결을 통해 존슨 총리가 주력하는 노딜 브렉시트에 제동을 거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여당인 보수당 21명마저 이 결의안에 찬성하면서 결의안은 찬성 328표 대 반대 301표로 통과됐다. 존슨 총리가 취임 후 겪은 첫 패배이자 같은 노동당 의원들이 불도저식 존슨에게 안겨준 수모였다.

3일 결의안 표결 직후 "존슨과 하원의 이례적 쇼다운에서 패배자는 존슨"(BBC) "존슨, 취임 후 첫 표결에서 굴욕 맛보다"(뉴욕타임스) 등의 평가가 쏟아졌다.

3일 법안 통과로 하원은 오늘(4일) 노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한 법안인 '유럽연합 탈퇴법'에 대한 정식 표결을 실시하게 됐다. 이날 통과된 결의안 자체가 노딜 브렉시트를 막는 것은 아니다. 의사 일정 주도권을 하원이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안으로, 노딜 브렉시트를 막는 법안을 4일 다시 표결하도록 하는 법안이다. 법안의 골자는 존슨 총리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직후인 다음달 19일까지 EU와 브렉시트 재협상을 하지 못할 경우, 브렉시트를 내년 1월31일까지 연기하도록 강제한다는 것이다.

노딜 브렉시트도 불사하겠다는 존슨 총리와 하원의 본격 대결이 펼쳐지는 셈이다.



존슨 총리는 이날 표결 직전 하원에 출석해 "하원이 이 안을 통과시킬 경우 다음달 14일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경고했다. 의회를 해산하겠다는 으름장이다. 그의 경고에 하원은 결의안 통과로 맞대응했다. 노딜 브렉시트에 적극 반대해온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총선을 실시하려면 하라"며 "국민의 뜻을 묻지 않는 노딜 브렉시트는 허용할 수 없다"고 맞받았다.

총선 실시를 위해선 하원 의원 3분의2가 찬성을 해야 한다. 노딜 브렉시트에 이어 총선 논란까지 더해진 셈이다. 설상가상이다.

존슨 총리의 불도저식 노딜 브렉시트는 여당에서도 반발을 불렀다. 이날 표결을 앞두고 필립 리 하원의원은 깜짝 성명을 내고 보수당을 탈당, 야당인 자유민주당에 합류했다. 리 의원은 존슨 총리가 하원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도중 보수당쪽 자리에서 일어나 야당 쪽으로 걸어가는 방식을 택했다. 존슨의 면전에서 노딜 브렉시트에 반대 의사를 보인 것이다. 리 의원의 탈당으로 존슨 총리의 보수당은 다수당 지위를 잃었기 때문에 출혈은 더욱 컸다.

존슨 총리는 지난달 28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만나 3일로 예정된 '여왕 연설(Queen's Speech)'을 10월14일로 연기해달라고 요청했고, 여왕은 수락했다. '여왕 연설'은 의회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가 있다. 존슨 총리가 여왕의 연설을 늦추는 방식으로 의회를 강제 휴회시킨 셈이었다. 이에 반발해 하원은 3일 코빈 노동당수와 존 버커우 하원의장의 주도로 심야 표결을 강행했다.

존슨 총리 등은 즉각 반응을 내놓진 않았다. 존슨에 의해 기업·에너지·산업전략부 장관으로 발탁된 앤드리아 레드섬 전 하원 원내대표는 BBC에 "이번 법안 통과는 정부의 협상력 자체를 박탈하는 것"이라며 "밤을 새워서라도 하원이 수정 법안을 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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