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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부모가 증오범죄 당했다 생각하면"... LA한인 2세 나섰다

에스더 영 임씨가 줌 인터뷰를 통해 증오 범죄 예방법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에스더 영 임씨가 줌 인터뷰를 통해 증오 범죄 예방법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애틀랜타 총격 사건으로 아시안 증오 반대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온 사람들. 인종, 나이, 성별 구분없이 '증오 범죄'는 사라져야 한다는데 마음을 모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시아계를 향한 폭력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

LA한인2세 에스더 영 임(임샛별·31)씨가 증오 범죄 예방을 해결하는데 적극 나섰다. 미국 내 증오 범죄의 주 타깃이 되는 아시아계 노인을 돕기 위해 책자를 만들어 무료 배포하기로 한 것. '증오 범죄 신고 방법'이라는 책자는 한국어·중국어·일어 등 7개 언어로 번역해 출간됐다. 지난 21일 임씨와 온라인 줌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를 나눴다.


-무료 책자를 직접 제작했다. 계기가 있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아시안 증오 범죄가 늘어나는걸 봤다. 부모님의 안전이 걱정됐다. 실제로 정말 무서웠다. 대부분 아시안 노인들이 피해를 입었다. 우리 부모님도 연세가 있는 아시안이다. 시장에 가실 때에도, 심지더 주차장에 혼자 계실 때에도 걱정이 됐다. 만일 부모님이 이같은 증오 범죄 피해를 겪게 된다면, 실제로 나 조차도 어떻게 해야할지 방법을 몰랐다. 그래서 직접 조사를 하기 시작했고, 이 방법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에 제작했다.




-아시아계 증오범죄 신고율이 낮은 편이라던데.

"그렇다. 그 이유를 크게 3가지로 나눠 생각해볼 수 있다. 우선 신고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있다. 증오범죄를 신고하기 위해선 LAPD 또는 지역 경찰서에 연락하면 된다. 경찰을 부르는게 두려울 경우 211로 전화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두 번째는 수치심을 느낀다는 것이다. 아시안 문화 특성상 이같은 피해를 입은 것이 부끄럽다 여기는 경우도 많다. 세 번째는 추방 두려움 때문이다. 만일 신고했을 때 자신의 신분이 공개돼 추방될 위기에 놓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은 절대 이민 신분을 요구하지 않는다.


-미국에서 태어난 2세인데, 증오범죄 경험한 적 있나.

"우리가 언어적 인종차별을 포함해 평생 무수한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걸 잘 아실거다. 그리고 사실 우리는 한국인으로서 때때로 이같은 차별이 익숙하기도 하다. 굳이 우리가 어떤 차별을 당했다고 말하지도 않는다. 문제는, 계속 말을 하지 않고 내버려두다 보니 심리적 트라우마가 생겨 더 두려워지고 때론 사람을 믿지 않는 성향도 생긴다. 이같은 문제를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의 피해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인종차별을 옳지 않고 비인간적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의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내고 싸울 필요가 있다."


-최근 애틀랜타 총격 사건, 어떻게 생각하시나.

"난...(잠시 울먹) 이 일로 큰 충격을 받았다. 피해자는 우리 엄마와 비슷한 연령대였다. 만약 내 엄마였다면? 혹은 내가 그 피해자라면 홀로 남겨진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되는걸까. 먹먹하다. 이것은 확실한 백인 우월주의다. 이 사건이 증오범죄로 분류되지 않았다. 피해자 8명 중 6명이 아시안이었다. 더 이상 보고있기 힘들어 우리 모두 거리로 나가는 것이다. 침묵하지 않고 목소리를 내야만 한다."


- 책자에 대한 소개 해달라.

"이 책자는 총 15쪽 분량이다. 증오 범죄 예방법과 대처 요령, 구제 방안 등이 담겨있다. 신고를 위해 전화를 걸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간단한 영어 문장도 있다. 현재까지 총 4500~5000장 배포됐다. 샌프란시스코와 오클랜드에도 전달하기로 했다. 홈페이지(hatecrimebook.com)에서 7개 언어로 된 책자를 PDF 파일로 다운받아 볼 수 있다. 많은 아시안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홍희정 hong.heejung@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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