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이 쓴 위안부 참상
프리랜서 기자 로저 루딕
"유대인 학살과 유사해 충격"
생존자 증언 소설로 출간
LA에서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는 로저 루딕(44·사진)이 집필한 '정신대 소녀의 이야기(Story of a Comfort Girl)'가 현재 아마존닷컴에서 킨들(Kindle)용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 소설집은 지난해 아마존닷컴에 첫 선을 보인 뒤 지금까지 한 달 평균 30여 편이 판매되고 있다.
루딕이 위안부 소설을 출간하게 된 계기는 우연한 기회에 위안부 실태를 접하고부터다. 1995년 취업 문제로 뉴욕에 있는 유엔을 방문했을 때 루딕은 유엔 앞에서 집회를 벌이던 시위대를 만났고, 그 곳에서 위안부 실태를 설명한 전단지를 접한 것이 소설 집필로까지 이어졌다.
루딕은 2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러한 역사적 사건이 있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며 "위안부 생존자들이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증언한 기록을 찾아 그 내용을 바탕으로 소설을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루딕의 소설은 '지인실'이라는 가상의 위안부 생존자를 통해 당시 위안부들이 겪었던 성적 노예 생활과 고문에 시달린 흔적을 재조명하고 있다. 주인공과 등장하는 인물은 가상이지만, 소설 속 상황은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빙햄튼 뉴욕주립대를 졸업하고 카네기멜론 대학원에서 극작을 전공한 루딕은 졸업작품으로 위안부를 주제로 한 연극을 2000년 제작했고, 졸업 후 2001년에는 캐나다 토론토에서 또 한 번 위안부 연극을 무대에 올렸다.
"위안부라는 주제가 무겁고 충격적이어서 처음에는 많은 극장에서 공연을 거부했습니다. 그러다 결국 토론토에서 연극을 하게 됐는데, 당시 출연진은 아이러니하게도 한인과 일본인들로 구성된 극단이었습니다."
연극 공연을 성사시킨 루딕은 몇 년 뒤 본격적인 소설 집필에 나섰고, 지난해 출간하게 됐다.
뉴욕에서 태어나 LA로 이주하기 전 퀸즈 베이사이드에 살아 중앙일보를 알고 있다는 루딕은 "최근 뉴욕 등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위안부 기림비 건립 사업과 주의회 결의안 통과 등 소식을 알고 있다. 이를 적극 지지한다"면서 "불행히도 일본 일부 정치인들은 지금도 위안부의 역사적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이 소설을 통해 일반 시민들도 위안부 여성들이 어떤 고통을 겪었는지 알게 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동찬 기자
shin73@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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