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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환 법률칼럼] 올림픽 경기 저작권은 누구 소유인가?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7/11/29 미주판 7면 기사입력 2017/11/29 08:23

스포츠 경기를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한다. 끝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긴장감 속에서 선수들이 펼치는 멋진 플레이와 때로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까지도 아찔한 재미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명승부와 명장면은 그 자체로 위대한 콘텐츠다. 곧 평창에서 개최 될 동계올림픽에서도 이런 멋진 콘텐츠가 양산될 터이다. 그런데 여기서 단순한 궁금증이 하나 생긴다. 주로 방송 영상으로 존재하는 이 콘텐츠의 주인은 누구의 소유인가? 말하자면 저작권 소유자가 누구인가?

직관적으로 생각하면 선수들이 떠오른다. 모든 경기 내용이 그들의 동작 하나하나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도록 비용을 들여 자리를 마련한 조직은 어떠한가, 또 선수들을 지도한 코칭스태프는 어떻게 대우해야 할까, 이들도 권리가 있지 않을까? 만약 저작권을 나눈다면, 축구나 야구 같은 단체 경기에서 참여한 선수와 후보 선수, 코칭스태프, 팀 조직, 경기 개최 조직 간의 배분은 어떻게 해야 할까? 질문에 질문이 꼬리를 무는 난해한 문제이다.

법률가들 사이에서 여전히 논쟁이 진행 중이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정리된 법규와 판례, 관행이 존재한다. 스포츠 경기 방송의 저작권을 누가 보유하는지에 대한 오래되고 유명한 판례가 있다.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 경기 방송의 저작권이 구단에 있는지, 선수협회에 있는지에 대한 소송이었다. 미국 제7연방항소법원은 선수와 구단 사이에 경기 방송 저작권이 구단에 귀속된다는 합의가 있었음을 근거로 구단이 저작권을 갖는다고 판시하였다. 이 판결은 미국을 넘어 전 세계 스포츠 경기 장면의 저작권에 대한 일반적 준거로 작용하고 있다.

단순하게 말해 경기 장면의 저작권은 팀(구단)의 소유이다. 소속 선수들의 직무로 발생하는 저작권이기 때문이다. 프로선수를 예로 들면, 그들은 구단으로부터 계약된 보수를 받고 경기를 펼친다. 경기 장면 저작권은 고용된 선수들의 고유 직무 과정에서 산출된 것이므로 선수 개인이 주장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마치 신문사에 고용된 기자들이 쓴 기사의 저작권이 신문사에 귀속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그런데 저작권을 갖는 팀(구단)은 경기를 개최하고 운영하는 조직인 한국야구위원회(KBO)나 NBA(전미농구협회) 등에 자신의 권리를 위탁한다. 장기적 안정적으로 경기를 이어가려면 이것이 자연스럽다. 결국 상급 기관이 저작권을 행사하고 그 대가를 구단에 나누어주는 방식이 일반화된다.

올림픽이라면 어떨까? 선수들은 국가대표팀에 소속된다. 국가대표팀은 상급 경기단체에, 상급 경기단체는 각국 올림픽위원회에, 각국 올림픽위원회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경기 저작권 운영을 위탁한다. 이런 법적 과정을 거쳐 우리는 IOC가 세계 곳곳의 방송사와 거액의 중계권료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곰은 재주가 부리고 돈은 왕 서방이 챙긴다'는 속담은 스포츠 경기의 저작권(주로 방송 중계권)에 잘 들어맞는다. 씁쓸하지만 어쩌겠는가, 이것이 오랜 현실인 것을.

장준환 / 지식재산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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