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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환 법률칼럼] 공공의 소유가 아닌 올림픽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8/01/24 미주판 7면 기사입력 2018/01/23 14:54

장준환/변호사

많은 분들에게 질문을 받는다. 올림픽과 관련해서 저작권으로 보호받는 요소들이 무엇인지, 조심해야 할 점들은 어떤 것들인지에 대해 묻는다. 나는 단호히 대답했다. “상업적 의도가 있다면, 올림픽과 연관된 그 무엇도 하지 마십시오.” 올림픽에 관한 한 ‘모든 것’이 저작권 보호의 대상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 몇 가지를 살펴보자.

첫째, ‘올림픽’이라는 단어 그 자체이다. 가상 상황을 하나 보자. 누군가가 ‘올림픽식당’이라는 상호로 음식점을 열었다. 스타디움 모양의 인테리어, 경기 종목 이름을 딴 메뉴판 등 올림픽을 연상하게 하는 장치를 갖추고 손님을 끌었다. 이 식당은 눈에 띄지 않는 변두리 작은 식당으로 출발해서 규모를 갖추어갔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식당은 거액의 손해배상을 하고 상호를 바꾸어야 할 운명에 처했다. ‘올림픽’이라는 이름 때문이다. 우리 상식과는 달리 ‘올림픽’이라는 이름은 함부로 붙일 수 없다. 상업성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더더욱 안 된다. 지자체인 서울시가 공공행사인 ‘서울디자인 올림픽’이라는 명칭을 쓸 때에도 IOC와 큰 갈등이 빚어졌음을 참고로 하기 바란다.

둘째, 올림픽의 상징기인 ‘오륜기’이다. 오륜기는 그 속뜻이 깊고 디자인도 아름답다. 공공재로도 느껴진다. 그래서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하지만 오륜기를 가게 인테리어에 쓰거나 제품 디자인에 응용한다면 얼마 못 가 저작권 침해 소송에 휘말리게 될 것이다. 오륜기의 원을 하트 모양 등으로 변형했다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오륜기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을 저작권 침해로 판결한 판례가 있다.

셋째, 대회 명칭이다. 예를 들어 스포츠광인 어느 기업의 CEO가 한국 팀이 좋은 성적을 올리기 바라는 순수한 마음으로 신문에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한국 대표선수단의 선전을 기원합니다”라는 광고를 게재했다고 하자. 그는 순수한 의도를 인정받지 못할 것이다. 그 대신 무단으로 올림픽을 회사 홍보에 이용한 악덕 기업으로 몰려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넷째, 대회 엠블럼이다. 엠블럼은 지역, 단체, 학교, 스포츠클럽 등을 상징하는 문장을 말하는데, 각 올림픽 대회마다 고유한 엠블럼을 만들어 써왔다. 평창동계올림픽의 엠블럼은 한글 자음 ‘ㅍ’과 오륜기의 색을 바탕으로 한 아름다운 형상이다. 이 엠블럼을 사용할 수 있는 주체와 범위는 후원 협약에 의해 세부적으로 규정된다. 따라서 이것을 임의로 활용할 수 없다. 웹 사이트나 소셜네트워크 계정에 올리는 것조차도 위험한 행동이다.

다섯째, 대회 마스코트이다. 올림픽에서는 대회를 상징하는 역동적인 생명체(주로 동물)를 디자인해서 대회 홍보와 운영에 폭넓게 사용한다. 1998서울올림픽의 호돌이는 강한 인상으로 남아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의 마스코트는 백호를 모티브로 한 ‘수호랑’이고 페럴림픽의 마스코는 반달곰 형상의 ‘반다비’이다. 올림픽 마스코트를 이용해 무단으로 인형 등의 공산품을 만들어 팔거나 티셔츠 등의 디자인으로 활용하는 것은 명백한 저작권 위반이다.

올림픽은 세계 모든 사람이 즐기는 축제이지만, 그 이름과 상징물들은 공공재가 아니다. 올림픽을 보고 들으며 즐기되, 표현하려는 그 모든 욕구은 잊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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