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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환 법률칼럼] 생김새의 지식재산권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8/04/18 미주판 6면 기사입력 2018/04/18 08:51

장준환/변호사

뉴욕에서 오서방네 국수집을 열어 큰 성공을 거둔 오 사장은 사업 혁신을 위한 계획을 세웠다. 아시아 음식을 서구적 분위기의 레스토랑에서 서비스함으로써 독특함을 선사하려 했다. 이를 위해 유명한 레스토랑 한 곳을 벤치마킹하여 간판, 내부 배치, 종업원 유니폼 등을 새롭게 할 생각이다. 그리고 코카콜라병 모양의 용기에 수정과를 넣어서 판매한다는 구상도 했다. 그리고 자문 변호사에게 이 계획을 이야기했더니 듣자마자 펄쩍 뛰었다. “큰일 치를 뻔했다”는 것이다.

오 사장은 의문이 일었다. 조리 비법이나 상표 등 명백한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게 아니라, 단지 레스토랑 분위기를 모방하는 것조차 안 된다는 건 납득이 가질 않았다. 변호사는 ‘트레이드 드레스(Trade Dress, 상품외장)’라는 새로운 개념에 대해 들려주었다. 그제야 오 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트레이드 드레스는 제품 자체나 포장의 고유한 색상, 모양, 크기 등을 보호하는 것이다. 코카콜라병의 독특한 모양이 대표적이다. 여성의 몸매와 비슷한 독창적 병 모양은 코카콜라를 다른 제품과 구별 짓는 강력한 표징이 된다. 만약 오 사장이 무턱대고 수정과를 코카콜라병 모양의 용기에 담아 팔았다면, 그는 거액의 소송에 걸렸을 것이다.

트레이드 드레스는 제품의 외양이라는 점에서 상호나 상표 모양에 한정된 단순 상표권과는 다르다. 디자인 저작권(주로 특허)과도 다르다. 디자인은 기능적 측면이 강조되지만, 트레이드 드레스는 제품 외관 장식에 집중된다. 제품이 아니더라도 트레이드 드레스가 적용된다. 레스토랑이라면 매장 외부, 내부 설계, 테이블 등의 색상과 배치, 종업원 유니폼 등 외형적 이미지가 대상이 된다. 이에 관해서는 ‘Two Pesos vs. Taco Cabana’ 판례가 유명하다.

애플이 삼성에 대해 소송을 건 내용 중에도 트레이드 드레스가 포함된다. 갤럭시가 아이폰의 둥근 모서리의 직사각형 모양, 앞면의 직사각형 테두리, 앞면 윗부분의 스피커 모양 등을 모방함으로써 소비자가 아이폰과 갤럭시를 혼동하게 했다는 것이다.

트레이드 드레스는 3가지의 적용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 기능적 필연성이 없어야 한다. 그 제품의 기능을 위해 자연스럽게 선택되는 외관이라면 보호받지 못한다. 예를 들어 둥글고 긴 원통형이나 팔각형의 연필 등은 해당하지 않는다. 둘째, 식별성이 있어야 한다. 독창적이거나 오랫동안 대중의 뇌리에 박혀 그 외관과 해당 제품이 연관되어야 한다. 셋째, 혼동 가능성이다. 보통 사람이 원제품과 흉내 낸 제품을 헛갈릴 소지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요약하자면 보통 사람이 비슷한 외형에 현혹되어 엉뚱한 제품을 선택하지 않도록 하는 게 트레이드 드레스의 취지이다.

사업을 하면서 다른 회사 제품이나 매장의 외형을 함부로 흉내 내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힘들게 만든 내 제품이나 매장의 이미지가 도둑맞지 않도록 준비해야 한다. 트레이드 드레스는 꼭 등록하지 않아도 보호를 받을 수 있지만, 미리 등록해두면 더욱 안전하다. 연방특허청에 트레이드 드레스를 등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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