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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픈 예술가들 살던 유행의 중심…유명 뮤지컬 '렌트' 배경

[연중기획] 뉴욕·뉴저지 타운 속으로 맨해튼 이스트빌리지

톰킨스스퀘어공원(오른쪽)이 있는 10 스트리트의 이스트빌리지 전경. 여유로운 주말 아침에 한 주민이 공원을 빠져나와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톰킨스스퀘어공원(오른쪽)이 있는 10 스트리트의 이스트빌리지 전경. 여유로운 주말 아침에 한 주민이 공원을 빠져나와 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항상 새로운 것을 찾는 젊은이들이 몰려
전통의 아일랜드 술집·녹음 우거진 공원
한식 등 고유의 맛 자랑하는 식당들 즐비


맨해튼 브로드웨이 동쪽으로 14 스트리트와 하우스턴 스트리트 사이 위치한 이스트빌리지는 한인들에게도 친숙한 뮤지컬 '렌트'의 배경이다. 예술가의 터전이라는 역사적 유산을 지키기 위해 제정된 건물 고도제한 덕분에 이곳은 지금도 아기자기한 건물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 '빌리지' 다운 정겨운 분위기를 뽐낸다.

이스트빌리지 동북부 한구석에는 세인트마크스 플레이스 주변으로 아시안 식당과 카라오케 등이 밀집해 있으며, 푸에르토리코 출신 이민자들이 그들 발음대로 로이사다(로어이스트사이드)라고 부르는 애비뉴C 동쪽으로는 지금도 히스패닉 주민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지금은 젠트리피케이션(낙후지역 개발에 따른 원거주민 소외현상)이 많이 진행돼 최신 유행을 선도하는 맛 집들이 자리 잡고 뉴욕의 젊은이들을 불러모으지만 한때 이곳은 배고픈 예술가의 동네였고 그 전에는 이민자들의 척박한 삶의 터전이었다.



뉴욕시 초창기에 농경지로 쓰이던 이 지역은 1800년대 중반부터 1900년대 초까지 아일랜드.독일계 이민자의 대규모 유입으로 주거 지역으로 발전했다. 이후 1904년 이곳의 대표적 독일인 교회였던 세인트마크스교회가 단체 행사를 위해 대절한 제너럴스로쿰 호가 침몰해 1021명의 사상자를 내는 참사가 발생하자 많은 독일계 주민들이 그 충격으로 이곳을 떠났다. 그 후 세계대전과 맞물려 새로 유입되는 독일계 이민자가 줄어들자 우크라이나.폴란드.러시아의 유대인들이 그 자리를 채우기 시작했다

1960년대까지 맨해튼 로어이스트사이드(Lower East Side)의 북단으로 칭해지던 이 지역은 1950년대에 들어 '비트세대(Beat generation)'라 불리던 젊고 돈 없는 예술가들이 비교적 저렴한 방값에 끌려 대거 이주해 들어오면서 배고픈 예술가의 동네로 거듭났다. 앤디 워홀 역시 이곳에서 예술가 발굴에 힘썼으며 지금도 독립영화상영관.코미디시어터.뮤지컬 공연장 등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식당=항상 새로운 것을 찾아나서는 젊은이들의 놀이터인 이스트빌리지에는 한식당도 여럿 자리 잡고있다. 4 스트리트에는 2019년 미슐랭가이드 레스토랑으로 선정된 코리안 프렌치 퓨전 레스토랑 수길(Soogil)이 있으며 그 바로 옆에는 한국식 치킨을 선보이는 모노모노(Monomono)가 있다. 1애비뉴 선상에는 4년째 성업중인 오이지(Oiji)와 써스데이키친(Thursday Kitchen)이 자리하고 있다. 오이지의 김세홍 오너셰프는 "4년 전 처음 오픈할 때만 해도 고객의 90%가 백인이었지만 최근에는 중국계를 포함해 유학생도 많이 늘었다"며 "이스트빌리지에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젊은 셰프들이 많이 유입되고 있으며 고객들 역시 미국인 입맛에 맞춘 음식보다 고유의 맛을 내는 'authentic' 음식을 찾아 발걸음하고 있다"고 말했다.

◆맥솔리스=1854년 개업한 맥솔리스 올드 에일하우스(McSorley's Old Ale House.15 E 7th St.)는 현존하는 뉴욕시에서 가장 오래된 아일랜드 술집으로 통한다. 저렴한 술값으로 노동자들에게 사랑 받던 이곳은 1970년에 여성단체들의 소송이 있기 전까지 '남성 전용' 술집이었다.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려는 듯 내부를 온갖 골동품과 포스터 등으로 꾸며둔 이곳은 지금도 주말이면 오전부터 발 디딜 틈 없이 붐빈다.

◆톰킨스스퀘어파크=애비뉴A.B.C를 통칭하는 알파벳 시티 중심부에 위치한 톰킨스스퀘어파크(Tompkins Square Park.E 10th St)는 1874년 미국 최초의 노동 운동이 일어난 곳이며 1960년대에는 이 지역 히피들이 자주 모이던 곳이었다. 88년도에는 이곳의 노숙자를 이주시키려는 뉴욕시경과 노숙자.인권운동가들의 무력 충돌로 38명의 부상자를 낳기도 했다. 근래에 들어서는 널찍한 강아지 운동장을 대형견과 소형견 전용으로 구분 지어 운영해 애견인들이 자주 찾는 이곳은 핼로윈 때마다 '강아지 핼로윈' 축제가 열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이곳에는 매(hawk) 한 쌍도 살고 있을 정도로 도심 속에서도 여유로운 녹음을 만끽할 수 있는 공원이다.


김아영 기자 kim.ahyoung@koreadaily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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