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글마당] 그 철탑이 하는 일

철탑 사이로 구멍을 뚫고 지나는



녹슨 바람 소리들린다 무엇을 보아왔을까





보이지 않는 권리가 훑고 가는 것은 무엇일까







시간과 공간의 거리가 한 자리에 있어야 하는



부동의 현실에서 허용된 바람의 뭉치는 그리고



철탑의 옆구리를 타고 흘러내리는 물의 무게는



얼마일까 어림이라도 짐작해 본 눈은 있었을까



누구의 수고 / 표피의 흔적이 그것이라면



상처의 두께만큼이나 몹시 추운 날



열이 오르는 눈도 쌓였겠다







들썩이는 바람을 잠재우느라 그 바람 다시



일깨우느라 울퉁불퉁한 돌들 굴리고 다듬어



놓일 자리 찾는 순간들로부터



허름한 빌딩의 유리창에 별이 그려지고



허기진 배가 시간을 채우며



아직 먼지를 닦아 내는 이 순간까지



그 무게를 견뎌내고 있는 그 철탑 아래는



정중한 세상의 눈이 있고 가는 길이 있다







길을 찾으면 가속이 붙고 걸쩍지근한 것들이



속물로 차면 가던 길도 게을러 안내판도 무시된다







깔끔한 철탑의 긴 시간은



서 있어도 쉼 없어



끝까지 잡아당기는 제 길을 가고 있다

손정아 / 시인·퀸즈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