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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사랑의 묘약

메트 오페라 하우스에서 코로나19로 공연이 중지된 틈을 이용하여 학생들을 위한 ‘Free Student Streams’라는 이름으로 주옥같은 오페라를 수요일 5시에서 금요일 5시까지 매주 1편씩 방영한다. 이름만 들어도 귀가 번쩍이는 마술피리를 시작으로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오페라가 펼쳐졌다. 이번 주는 23번째로 도니체티 오페라 사랑의 묘약을 보았다. 메트 오페라에서 2018년에 공연한 작품이다.

줄거리는 농부 네모리노는 주인 딸 아디나를 사랑하고 있다. 그런데 근처에 사는 하사관 벨코레가 아디나에게 프러포즈를 한다. 하지만 아디나는 두 사람에게 관심이 없다. 마을 사람들에게 삼각관계가 화젯거리다. 이 무렵 떠돌이 약장수이자 의사인 둘카마라가 가마를 타고 마을에 나타나 사랑의 묘약이라는 것을 팔기 시작한다. 사실은 싸구려 포도주다. 순진한 네모리노는 아디나의 마음을 얻고 싶어 사랑의 묘약을 사서 마신다. 술에 취해 기분이 좋아진 네모리노는 노래하고 춤추며 아디나에게는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아디나는 그에게 다른 여자가 생긴 것이라 오해하고 하루가 지나면 약효가 나타난다는 말에 네모리노는 그녀가 그러든지 말든지 흥얼거린다. 자존심이 상한 아디나는 욱하는 심정으로 하사관 벨코레의 청혼에 허락을 해버린다. 갑자기 벨코레에게 출동 명령이 내려져 시간이 없는 벨코레는 아디나에게 즉석에서 결혼해 달라고 요구하고 급하게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다.

결혼식을 앞두고 아디나의 집은 축하객들로 붐비는데 공증인이 나타나지 않아 결혼식이 지체되고 약장수 둘카마라와 아디나의 2중창이 이어지는 동안 아디나는 자신이 진짜 사랑하는 사람이 네모리노임을 깨닫는다. 그래서 결혼 서약서에 서명하지 않는다. 이때 네모리노는 사랑의 묘약이 효능이 없다는 생각에 약장수에게 따지고 약장수는 한 병 더 마실 것을 권한다. 돈이 없는 네모리노는 군인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군대에 지원하며 지원 수당을 받아 다시 한 병을 사 마신다.

이때 마을 사람들이 네모리노의 숙부가 별세하면서 그에게 많은 유산을 상속해 주었다는 소문을 수군거린다. 술에 취한 네모리노는 그 말을 듣지 못했고 숙부의 죽음 소식과 유산에 관해 아무것도 모르는 네모리노는 마을 처녀들이 자기에게 마음을 주는 것이 사랑의 묘약 때문이라고 착각하고 좋아한다. 갑자기 친한척하는 동네 처녀들에게 둘러싸인 채 아디나에 대하여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자 아디나는 불안해하며 눈물을 흘린다.



그녀의 눈물을 보자 네모리노가 사랑의 노래 남몰래 흐르는 눈물을 노래한다. 남몰래 흐르는 눈물이 그녀의 두 눈에서 흘러요로 시작되는 오페라는 누구라도 흐느끼는 감정의 사슬로 묶어놓는 명곡이다. 마지막 소절은 그래요. 나는 죽을 수 있어요. 죽을 수 있어요. 더는 바라지 않아요. 바라지 않아요. 그래요. 나는 죽을 수 있어요. 사랑을 위해서라면 농부 차림의 네모리노가 부르는 동안 관객들은 숨을 죽인 듯 조용하다가 박수가 쏟아지니 무대에서 다른 동작으로 바뀌지 못하고 네모리노도 몇 분 동안 가만히 서 있다.

두 사람의 사랑의 성공으로 네모리노가 먹은 사랑의 묘약이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자 약장수 둘카마라는 마을 사람들의 믿음을 얻어 약을 팔아 부자가 되어 마을을 떠난다. 그리고 네모리노와 아디나는 사랑의 결실을 본다.


양주희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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