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웰컴 투 펫팸] 고양이 품종도 족보가 있다

지난 칼럼에서 살펴본 바로는 개 품종명 속 세계의 다양한 언어가 숨어 있고, 세계 각국의 지역명과 품종 특유의 행동도 어우러져 있었다. 그렇다면 고양이의 경우는 어떨까. 고양이의 품종명을 들으면 펫팸이 아닌 일반인들도 대략 이들이 어느 곳에서 유래한 고양이인지 짐작할 수 있다.

일단 아메리칸과 브리티시가 붙은 품종명이 많다. 미국과 영국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아메리칸 숏헤어(American shorthair)와 브리티시 숏헤어(British Shorthair). 공식 품종명은 아니지만 한국의 길고양이들은 대략 코리안 숏헤어 정도로 불린다. 브리티시만 있는 게 아니라 스코티시가 붙은 품종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귀가 접혀있는 스코티시 폴드(Scottish Fold). 골 연골이형성증 돌연변이를 가진 품종이다 보니 어릴 때부터 혹은 자라면서 관절염을 앓는 빈도가 아주 높은 고양이들이다.

유럽과 러시아 쪽으로 약간만 지역을 넓혀본다면 다양한 품종의 조상들을 찾을 수 있다. 푸른색 눈동자가 인상적인 터키쉬 앙고라(Turkish Angora)는 터키의 고산지대에서 유래한 고양이로, 그 지역의 추위를 견디고자 긴 털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장모 종의 하나인 페르시안(Persian) 또한 페르시아 지방에서 유래했다. 우아한 흰색 털에 납작한 코와 큰 눈 덕택에 많은 사람의 눈도장을 받지만 털 빠짐이 매우 많은 종이라 깔끔한 주인이라면 집안에서 검은색 옷을 입지 않는 편이 낫다. 러시안블루(Russian Blue)는 원래 러시아 태생이었으나 2차대전 때 거의 사라졌다가 스칸디나비아와 영국의 고양이들이 교배에 참여해서 개량된 품종이다. 회색 또는 옅은 푸른색으로 보이는 아름다운 모색을 자랑하는 러시안블루는 날씬한 체형에 성격도 좋아서 많은 사람의 선택을 받는 품종이다.

이집트 하면 떠올려지는 스핑크스의 이름을 가진 스핑크스(Sphynx) 품종은 실제로는 이집트 출신이 아니다. 캐나다에서 태어난 털 없는 고양이가 그 시초로 다만 이집트 석상을 닮았다는 이유로 그 이름을 얻었다고 한다. 이집트 벽화에 그려진 고양이와 흡사한 모습을 가진 고양이는 따로 있다. 바로 긴 목, 큰 귀, 황갈색 털을 특징으로 하는 아비시니안(Abyssinian). 이름으로 봐서는 에티오피아 아비시니아 지역에서 유래한 고양이로 생각되지만, 실제적으로는 ‘영국 군인이 아비시니아 전쟁에서 포획한 고양이’로 캣쇼 기록에 남아있다.



의외로 아시아 이름을 가진 고양이들도 많다. 샴고양이(Siamese)는 예로부터 태국의 왕실에서 키우던 고양이로, 19세기 유럽과 북미로 건너와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버마고양이(Birman)는 미얀마의 옛 이름인 버마에서 유래했는데, 버마의 왕실과 사원에서 많이 기르던 고양이였다. 뱅갈호랑이와 유사한 이름과 모습 때문에 인도태생이라는 오해를 받는 뱅갈고양이(Bengal)는 실제 아시안 레오파드 종과 야생고양이를 인위적으로 교배하여 만들어진 고양이다. 몸집은 좀 크지만, 놀이와 활동을 좋아하고 머리가 좋아 훈련도 잘된다.

마지막으로 특유의 앙증맞은 짧은 다리로 20세기 후반에 등장한 먼치킨(Munchkin). 오즈의 마법사에 나오는 난쟁이 ‘먼치킨’을 따서 이름이 붙여졌다. 여러 품종을 교배해서 새로운 품종을 만들어내는 브리더들이 계속 활동하는 한 조만간 긴 다리를 가진 ‘걸리버’라는 고양이품종도 나오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정소영 / 종교문화부 부장·한국 수의사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