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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칼럼] 금(金)의 귀환

‘부(富)’의 대명사인 금(金)은 요긴한 산업용 자원일 뿐만 아니라 국제금융시장에서는 활발한 선물(先物) 거래를 통해 투자대상으로도 활용되는 만능자산이다. 그런데 최근 국제금융시장에서 금 가격의 상승세가 무섭다. 중국 등을 중심으로 산업용 수요가 회복된 이유도 일부 있겠지만 주로 투자 또는 투기적 수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금 가격은 7월 하순 들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면서 온스당 2000달러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상승하였다. 금년 저점이었던 3월에 온스당 1500달러를 하회했던 것에 비해 30% 가까이 오른 셈이다.

최근 금 가격의 가파른 상승요인은 여타 자산과 차별화되는 금의 특수성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첫 번째로 금은 국제금융시장에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안전자산이란 경제가 어렵거나 지정학적 분쟁 등으로 시장참가자들의 위험회피심리가 높아질 때 선호되는 자산을 의미하는데 투자수익률이 높지는 않으나 제반 여건이 크게 변동되더라도 근본적인 가치에 크게 타격을 입지 않을 것으로 기대되는 자산들이 이에 속한다. 대표적으로는 금과 미국 국채 등이 이에 해당되고 통화로는 스위스 프랑화, 일본 엔화 등이 이런 성향을 보인다.



두 번째로 금은 금융시장에서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금을 대체하여 고안된 법정화폐가 인플레이션에 따라 가치가 등락하는 반면 금은 본연의 가치를 보존하기 때문이다.

다만 가치를 보존한다는 측면에서 화폐단위로 표시된 금 가격은 변동되는데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여 화폐가치가 하락하면 금 가격은 상승하며, 이런 특성으로 금 가격은 실질금리(명목금리에서 인플레이션을 차감한 금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실질금리가 올라서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가 약화되면 금 가격은 하락하고 실질금리가 내려서 인플레이션 상승 가능성이 고조되면 금 가격은 상승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 금은 달러화 이전에 금본위제하에서 글로벌 기축통화였는데 금의 가치와 달러화 사이에는 역의 상관관계가 존재한다. 즉, 달러화가 약세는 금가격이 상승할 수 있는 좋은 배경이 된다.

7월 들어 미 달러화는 미국의 코로나19 상황 재악화 및 미-중 갈등 고조, 대규모 경기대책에 따른 재정적자 누증, 대선 관련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급격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선진국 주요 통화들로 구성된 달러화 지수(DXY) 기준으로 보면 7월 들어서 4% 넘게 가치가 하락하였으며,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던 3월 하순에 비해서 10% 넘게 하락하였다. 이러한 달러화 약세 움직임도 금 가격 상승의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최근 금 가격 상승은 위와 같은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결합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골드만삭스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금 가격의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지면서 2,000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과도한 상승에 대한 경계감을 제기하기도 한다.

실질적인 경제 회복은 아직 조짐조차 나타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주식시장이 건재하고, 최근 금과 비트코인 등의 가격이 크게 상승한 데는 넘쳐나는 글로벌 유동성이 투자처를 찾아 쏠리는 탓에 자산가격에 괴리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금 가격의 상승세도 조만간 꺾이리라는 전망도 제시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여파로 글로벌 경제가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금의 가치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누구의 전망이 맞는지는 시간이 판정해 줄 것이다. 당분간은 화려한 금의 귀환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해 보아야겠다.


고승환 / 뉴욕사무소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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