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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배워야 한인사회 더 성장할 수 있다" 버겐커뮤니칼리지 이길주 교수

KCC 한인동포회관과 협력 역사강좌 진행
6개월간 미국의 정신적 뿌리·정체성 찾기
"미래를 위한 행동력 갖추려면 반드시 필요"

뉴저지주 테너플라이에 있는 사회복지 비영리단체인 KCC 한인동포회관(관장 류은주)은 버겐커뮤니티칼리지(BCC)와 협약을 맺고 15일부터 6개월 동안 미국 역사강좌를 진행한다. 한인 기관이 미국 대학과 계약을 맺고 강좌를 개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미국 역사강좌 탄생의 숨은 주역이자 강사로 나설 이길주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KCC 한인동포회관이 정규대학인 BCC와 역사강좌를 개설한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일전 BCC와 한인동포회관이 협력관계를 맺었습니다. 계약의 개념이 아니라, 대학과 동포사회 중심 커뮤니티가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협력하자는 합의였다. 앞으로 BCC의 지적 자산을 한인동포회관으로 가져가 동포사회가 한 단계 더 성숙할 수 있도록 일차적으로 우리말 강의를 제공할 것이다. KCC는 장소를 제공함과 동시에 동포사회 내의 네트워크를 통해 이 프로그램을 널리 알리고 관심과 참여도를 높이는 노력을 제공할 것이다. 이런 협력 과정을 통해서 BCC와 한인동포회관 두 이름에 공존하는 '커뮤니티(Community)'의 발전을 위해 해야 할 일들을 찾아 실행할 것이다. 또 하나는 버겐카운티의 중요한 교육 자산인 BCC에 더 많은 한인 학생들이 진학함으로써 경제적 부담이 적지만, 질적인 면에서 결코 떨어지지 않는 대학교육을 받을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 협력관계를 통해서 BCC와 한인동포회관 모두 지역 공동체에 봉사하는 주체가 되길 기대한다."

-BCC는 어떤 학교인가.



"BCC는 말할 것도 없이 버겐카운티의 세금으로 유지되는 교육기관이다. 폭넓게 표현해서 세금을 내는 동포는 이 대학의 재원 주체다. 학생 수가 매년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1만2000명 정도다. 일반 대학 1, 2년의 과정을 이수하거나, 그 전에 학점을 따서, 원하는 4년제 대학으로 전학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안내하는 목적을 갖고 세워졌다. 또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을 위한 언어 프로그램이 활발하다. 편입이 주 목적인 만큼 학생들이 원하는 곳으로 진학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우수학생(Honors) 프로그램인데 이 특수 학업 과정을 거쳐 흔히 말하는 유명 대학으로 진학한 학생들이 적지 않다. 이들이 한결 같이 하는 말은 "부모님에게 효도 했다"이다. 2년 동안 아주 적은 학비를 지불하고 양질의 교육을 받아 3학년으로 트랜스퍼 함으로써 BCC 덕분에 교육적, 경제적 측면에서 효율성 높은 시간을 보냈다고 말한다. 물론 모든 학생이 성공사례로 남는 것은 아니다. 또 공립학교인 만큼, 공익적 혜택이 알차다. 학업능력이 부족한 경우는 기초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또 수강하는데 신체적 부자유로 인한 제약이 있으면, 이를 최대한도로 극복할 수 있게 도와준다. 정신적, 심리적 이슈 해결을 위한 도움 시스템도 체계적이다. BCC 에는 상당 수의 한인 학생들이 재학하고 있다. 유학생을 포함한 한국계 학생들이 많이 있다. 커뮤니티칼리지 진학에 대한 편견도 경험했지만, 대부분 결과적으로 좋은 교육적 선택이었다고 평가한다."

-역사강좌는 어떤 내용으로 구성되고 어떻게 운영되는지.

"미국의 정신적 뿌리와 정체성을 찾아가는 강의다. 1월 11일 첫 강의를 시작으로 모두 15개 강좌를 5월까지 금요일 오전 9시 30분에서 12시까지 2시간30분씩 한다. 강좌는 세 부분으로 나뉜다. 첫째는 역사적 팩트를 공부한다. 다음은 역사의 주요 1차 자료를 읽고 분석한다. 끝으로 문학, 미술, 영화 등의 예술매체를 통해 역사가 어떻게 교육되고 역사관이 지속되는 가를 연구한다. 공부의 궁극적 목적은 미국을 똑바로 바라보자는 것이다. 흔히 이렇게 말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맞다. 그 다음은 '보이는 만큼 행동할 수 있다'가 될 것이다. 미국사를 알고, 그 역사 속에 뿌리내린 미국의 현재를 볼 수 있을 때, 우리는 미래를 위한 행동력을 갖출 수 있다."

-미국역사를 한인들이 배워야 하는 이유와 그리고 미국역사를 배우면 미국생활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전에 딸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간 일이 있다. 담당의사가 엑스레이를 보더니, 아이에게 친절하게 응치 뼈 부분을 가리키면서 '이제 성장 판이 닫혔네'하고 설명해 주었다. 그때 아이는 서운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키가 더 크고 싶었던 모양이다. 아이와 오면서 저의 생각은 이민사적 성장판이란 개념에 붙잡혔다. 미주 한인사회의 성장판은 아직도 열려 있는 것인가? 아주 단순화해서 생각할 때 저는 공동체의 성장 잠재력을 5개 요소로 가늠해 볼 수 있다고 본다. 1. 인구 수(Population Size), 2. 지역적 범위(Geographical Concentration), 3. 경제 생산력(Productive Capability) 4. 의식.문화적 영향력(Intellectual.Cultural Influence), 5. 사회.정치적 지도력(Social.Political Leadership)이다. 우리 한인 이민사를 돌아보면, 이제까지 앞의 세 개 요소에 집중한 시기였다고 본다. 이제는 제4, 5의 영역으로 공동체를 성장시켜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다. 동포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본다. 그렇게 되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다시 말해 우리 동포사회의 성장판이 닫히지 않게 하려면, 나 한 사람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많이, 깊이 생각해 왔다. 저는 기본으로 돌아가서 미국사를 제대로 공부하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20여 년 전 한인동포회관이 포트리 자그만 공간에 정착에 있던 시절 역사강좌를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가 10년 전부터 주기적으로 미국사 강좌를 실시했는데, 이제는 대학의 역사강좌와 같은 내용과 형태를 갖고 동포사회에 다가가는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우리말로 강의를 한다는 것이다."

-강좌를 진행할 이 교수 자신에 대해 설명한다면.

"1975년도 중학교 3학년때 미국으로 가족이 이민을 왔다. 미국에서 고등학교, 대학, 대학원(올바니 뉴욕주립대)을 마치고 역사학 박사학위(럿거스 뉴저지주립대)를 취득했다. 아버지 덕에 일찍 진로를 정할 수 있었다. 부자간에 조근 조근 대화를 나누는 세대가 아니어서 아버지는 어렵기만 한 분이었는데, 대학 진학을 앞두고, 당시 흔치 않았던 조언을 해줬다. 역사를 공부하는 것도 좋지 않겠냐는 그 한 마디에 힘입어 오늘까지 같은 학문을 붙잡고 있다. 관심 분야는 1960년대 미국, 특히 베트남 전쟁이다. 베트남 전쟁을 공부하다 보니, 왜 이런 무모한 전쟁을 했을까 질문이 생겼고, 연구의 관심 분야가 미국의 정신사적 뿌리를 찾게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번 강의의 전체 제목이 '미국의 정체성을 찾아서…'인 이유다. 석사 학위를 끝내고 동포 언론사에 근무했었다. 우리말 공부에 아주 큰 도움이 되었고, 그 경험이 씨앗이 되어서, 신문에 시사칼럼을 게재하기도 했다."

-한인동포회관의 가치와 발전을 위한 조언. 한인사회의 미래를 위한 제안은.

"사회, 역사학적인 명제다. 우리는 지금 공동체의 개념이 온라인 커뮤니티로 이동한 시대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프라인 커뮤니티는 다소 후진성을 갖고 있다는 생각을 하기가 쉽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한 예로 교수로서 학생들과 면담시간을 3시간 운용하고 있는데, 찾아 오는 학생이 점차 줄어든다. 교수와 학생이 점차 e메일로 주로 대화를 한다. 하지만 연구실로 찾아와 교수와 학생이 대면을 하고 대화를 할 때의 교감의 깊이는 e메일 또는 텍스팅과는 천양지차다. 한인동포회관은 우리 동포사회의 오프라인 커뮤니티 센터다. 다시 말해 사람과 사람이 대면을 하고, 우리 동포사회의 앞날을 같이 깊이 있게, 감정, 정서, 언어의 교환을 통해 흔히 말하는 공감대를 형성해 가는 마당이고 터다. 이번 강좌가 이 때문에 한인과 한인사회에 더욱 귀중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박종원 기자 park.jongwon@koreadailyn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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