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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칼럼] 권위 있는 자녀 양육

발달심리학자로서 필자가 관심을 갖는 연구 중에 ‘부모의 자녀 양육 방식이 자녀의 성장발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한 것이 있다. 사실, 이 주제는 가정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한국인들 사이 흔하게 주고받는 대화 속에도 자주 등장한다. 한국인의 자녀 교육에 대한 높은 관심도와 부모 역할의 성실성은 다문화 비교 연구를 통해서도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때로는 부모의 지나친 관여와 간섭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심한 경우, 자녀의 독립성 발달을 저해하는 수준까지 이르는데, 이러한 엄마들을 ‘헬리콥터 맘(helicopter mom)’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자녀가 어디에 있든 상관없이, 헬리콥터를 타고 다니듯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나타나서 직접 문제 해결을 하는 엄마들을 일컫는 표현이다. 당연히 좋은 의미로 사용하는 용어는 아니다.

부모의 자녀 양육 태도에 관한 연구 중에 다이애나 바움린드(Diana Baumrind) 교수의 연구와 이론이 유명하다. 이 학자는 부모가 아이를 대하는 태도를 근거로 두 가지 핵심적인 부모 행동 특성을 관찰했다. 첫째는 애정 표현 및 반응성(responsiveness)이고, 둘째는 부모의 권위(authority) 및 통제력(control)이다. 이 두 가지가 어떻게 조합되느냐에 따라 세 가지 양육 유형으로 구분된다.

첫 유형은 권위 있는(authoritative) 양육이다. 부모가 높은 수준의 정서적 반응성과 통제력을 갖는 경우이다. 아이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필요할 때 도움을 제공함과 동시에 아이의 행동을 통제할 수 있다. 다음은 권위적인(authoritarian) 양육이다. 정서적 반응성은 낮으나, 통제력은 높다. 아이의 요구에 따뜻하게 반응하기보다 권위나 힘으로 통제하려고 한다. 셋째는 허용적인(permissive) 양육이다. 높은 수준의 정서적 반응성을 보이지만 통제력이 약하다. 아이가 원하는 것을 하도록 자주 허용하는데, 문제는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심리학계에서 이 이론이 꽤 오랫동안 회자하였던 이유는 각각의 양육 유형과 아이들의 발달 및 성취도 사이에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있음이 검증되었기 때문이다. 미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보면 권위 있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의 인지 능력 및 사회성이 탁월했다. 물론, 타 문화권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다소 다른 결과를 보이기도 하고, 문화적 다양성을 주장하는 학자들 사이에 비판적 의견도 존재한다. 그러나, 부모가 자녀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할 뿐 아니라 그들의 그릇된 행동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소유하는 것은 여전히 중요하다.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어.’‘가정 교육이 중요하다고들 하지만 이제 시대가 변했잖아.’ 종종 이런 얘기를 듣는다. 하지만, 문화 및 사회 환경, 그리고 시대의 변화에도 바뀌면 안 되는 것이 있다. 아이들이 바른 것을 보고, 바른 생각을 품으며, 바른 행동을 실행하도록 이끌어주는 것, 바로 부모가 해야 할 일이다. 권위적인 양육이 아니라 권위 있는 양육은 여전히 중요하다.

팬데믹의 여파로 학교 수업이 가정에서의 온라인 수업으로 대치되고 있는 상황이다. 집에서 아이들을 지도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호소하는 부모들의 목소리가 안타깝게 들린다. 참으로 어려운 시기이다. 하지만 지금이야말로 부모의 권위 있는 자녀 양육 방식과 그런 부모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아이로 성장하도록 격려하고 돕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김현경 / 호튼대학교 심리학과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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