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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가 "국무장관이 이런 수모 당한 적 없다"

틸러슨 "북한과 직접 대화" 하루 새
트럼프 "협상 시도 시간 낭비" 반박

전문가, 트럼프·틸러슨 엇박자 놓고
계산된 행동 아닌 관계이상설 무게
일각 "틸러슨 조만간 사임 가능성"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의 대북 대화채널 발언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박을 두고 미묘한 파문이 일고 있다. 트럼프와 틸러슨 간 갈등이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역할 분담'이란 얘기도 나온다. 현재로선 트럼프의 정확한 진의 파악이 어렵지만 전례 없는 트럼프의 틸러슨 비난이 향후 미국의 대북정책에 미칠 영향이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는 1일 "북한과 2~3개의 직접 대화채널을 열어 놓고 있다. 대화를 지켜봐 달라"고 한 틸러슨 장관의 전날 발언을 반박하는 트위터 글에서 "훌륭한 국무장관인 렉스 틸러슨에게 '리틀 로켓맨(김정은)'과 협상을 시도하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렉스, 당신의 에너지를 아껴라.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는 또 추가로 올린 트윗에서 "로켓맨을 잘 대해 주는 것이 25년간 효과가 없었는데 지금이라고 왜 효과가 있겠느냐"고 반문한 뒤 "클린턴이 실패했고, 부시가 실패했고, 오바마가 실패했다. 나는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트위터는 틸러슨이 중국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난 뒤 '대화채널'을 언급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그간 대북정책을 둘러싼 트럼프와 외교안보 수뇌부 간의 '엇박자'는 종종 있어 왔지만 이처럼 공개적으로 이름(틸러슨 장관)을 거론하며 원색적으로 부정하고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에런 데이비드 밀러 우드로윌슨센터 부소장과 국무부 출신 리처드 스콜스키 카네기재단 수석연구원은 "최근 50여 년 동안 현직 대통령에게 이렇게 큰 수모를 당한 국무장관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국가안보회의(NSC) 멤버였던 댄 샤피로 전 주이스라엘 미국대사는 "이날 발언은 틸러슨에게 모욕을 준 것뿐 아니라 쓸모가 없어졌음을 밝힌 것"이라며 "조만간 사임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미 온라인 매체인 액시오스는 "트럼프의 트위터 내용은 틸러슨의 노력을 깎아내리는 전례 없는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사태가 확산되자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이 나섰다. 트럼프의 트위터가 나온 뒤 올린 자신의 트위터에서 "현재로선 (북한과의) 외교적 채널이 열려 있으나 영원히 열려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한은 핵 보유 능력을 얻지 못할 것이다. 외교적 방법을 쓸지, 물리력을 쓸지는 (트럼프) 정권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와 틸러슨의 이견을 무마하는 내용이었다.

워싱턴 외교가에선 트럼프의 트윗이 이른바 '미치광이(madman) 전략', 혹은 틸러슨 장관과의 '굿 캅, 배드 캅(착한 경찰, 나쁜 경찰)' 전략에 따른 계산된 행동인지, 아니면 정말로 틸러슨과 뭔가 어긋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해석이 분분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후자 쪽에 무게를 뒀다. 수미 테리 전 중앙정보국(CIA) 북한분석관은 "설령 굿 캅, 배드 캅을 의도했다고 하더라도 이번 발언은 너무 나갔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는 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썼던 '미치광이 이론'을 시도하곤 했지만 이번 것은 질적으로 다르다"며 "트럼프는 결국 '핵 동결'로 끝날 가능성이 있는 북한과의 대화에 나설 뜻이 현재로선 거의 없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틸러슨 경질 시 후임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존 볼턴 전 유엔대사는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 "대통령의 말이 맞다. 완전히 시간 낭비다. 북한은 비핵화 논의에 관심이 없다"며 "북한 정권을 붕괴시키는 게 유일한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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