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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상처입은 승리자

상처는 신비(神秘)를 내포(內包)한다. 상처의 겉은 흉터의 얼룩이 있겠지만 안에는 고귀한 보석(寶石)을 품고 있다. 상처 입은 자는 더 강하고 더 고귀한 정신을 품는다. 상처를 받았다고 넘어지는 것이 아니고 포기하기 때문에 과정을 멈추는 것이다. 상처가 만들어진 곳은 단단한 바위가 되고 강하게 들어 올리는 지렛대가 된다. 상처에 신비가 담기게 되면 강한 용사요 진정한 승리자가 된다. 그리고 상처를 받고 난 후에 경험한 승리가 진정한 환희(歡喜)를 만들어낸다. 그러므로 모든 상처받은 자들은 위대한 승리자의 잠재력을 갖는다.

필자는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팀이 세계 최강 독일팀과 싸우는 모습을 관람할 복된 기회를 가졌다. 한국팀은 이미 두 번을 지고 상처를 입은 상태이다. 한국이 독일을 상대로 이길 확률은 1퍼센트라고 하였다. 도박사들이 독일의 승리를 장담하며 큰돈을 걸었다. 어떤 이들은 너무 확신한 나머지 집을 팔아서 그 돈으로 독일의 승리에 돈을 걸었다고 한다.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한국 팀은 죽을 힘을 다해 싸우고 있으나 계속 밀리고 있었다. 축구공이 계속 한국 골키퍼 앞에서 왔다 갔다 했다. 언제 공이 들어갈지 모르는 염려와 불안 속에서 경기는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한국의 선수들이 애처로워 보였다. 너무나도 악착같이 싸우다 보니 많은 파울이 발생했다. 여러 차례 공이 한국팀 골대 안으로 들어갈 듯하였는데 골키퍼는 신기하게 다 막아내고 있었다. 그런데 그렇게 잘하던 독일 선수들이 득점을 내지 못하니 지친 모습을 보였다. 반대로 한국 선수들은 목숨을 걸고 한결같이 몸을 날리고 있었다. 마지막 주어진 시간(Loss Time)은 매우 짧았다. 기적은 그 때에 일어났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한국 팀이 골을 집어넣은 것이다. 유능한 독일 골키퍼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골 문을 떠나 공격수가 되었다. 그 때 골키퍼가 없는 독일 골대 앞에 공이 떨어졌고 쉽게 추가 득점을 하게 되었다. 2대 0으로 한국팀이 승리한 것이다.

우리 인생을 경기장에서 싸우는 스포츠로 비유(比喩)한다면 승자(勝者)의 인생도 있고 패자(敗者)의 인생도 있다. 상처받고 패자로 예견된 자들이 위대한 승자로 드러날 때 벅찬 환희가 주어진다. 이러한 상처받는 자들의 승리는 신앙인들에게서 많이 발견된다. 골리앗을 물리쳤던 소년 다윗은 후에 하나님을 찬양하면서 그 분은 적수가 보는 앞에서 승리의 잔칫상을 베푸신다고(시편 23) 고백하였다. 블레셋 군대장관 골리앗은 거칠고 위협적인 말로 마구 이스라엘 군인들에게 상처를 주었다. 최고 존엄인 하나님의 이름을 모욕할 때 그 상처받은 심령에 거룩한 분노(憤怒)의 불이 지펴졌고 다윗은 분연히 일어나 원수 거인 골리앗을 쓰러뜨린 것이다. 다윗은 상처 입은 승리자(Wounded Winner)였다.



포로로 잡혀간 땅에 살았던 모르드게. 그도 상처 입은 승리자였다. 겸손한 왕궁문지기였던 모르드게는 거만한 하만으로부터 많은 상처를 받았다. 대단한 부와 권력을 가진 하만은 유대 민족을 전멸시키려 포고문에 왕의 도장을 받아냈다. 더 나아가서 모르드게를 공개 처형하려고 높은 사형틀을 만들었다. 그는 상처의 마음을 움켜쥐고 금식하며 기도하였다. 그러자 그 왕궁에 신비한 일이 일어났다. 모르드게의 선행이 밝혀지면서 왕복을 입고 말을 타고 도심을 활보하게 되었는데 그 수종을 든 자가 하만이었다. 그리고 모르드게를 달려고 만들었던 높은 사형틀에는 하만이 올라가게 되었다. 상처입고 하나님께 나온 자에게 그 분은 위대한 승리의 영광을 주시는 분이다.

상처 입은 승리자의 전형(全形)은 예수 그리스도이다. 그는 모진 상처의 십자가를 지셨다. 상처 입은 예수가 하나님을 찾았을 때 부활의 영광을 맞는 위대한 승리자가 되었다. 상처 속에는 하나님의 신비가 깃든다.


최다니엘 / 뉴저지 잉글우드 구세군교회 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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