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글마당] 퇴장, 그 후

허리가 구부정한 사내가 숨을 헐떡거리며 언덕을 내려오고 있다 다 늙은 개와 함께 그도 한 때는 빛나는 청춘이었겠다. 어느새 노년에 들어선 그 귀는 사막처럼 막막해지고 몸집은 돌처럼 무거워졌다. 달리는 자동차마다 고함을 질러대던 패기는 사라지고 뒤뚱거리는 걸음으로 자꾸만 뒤를 돌아다본다. 무언가 찾을 것이 있기라도 하다는 듯 그는 무엇을 자꾸만 뒤돌아보는 걸까. 매서운 북풍과 척박한 땅 스코틀랜드, 그의 조상들이 한가로이 양을 몰던 언덕으로 되돌아가고 싶은 걸까. 어쩌면 지나온 시절을 되돌아보는 것일지도 한 번쯤은 있었을 찬란했던 그의 날을. 불볕 더위 쏟아지는 칠월 한낮 서리가 내린다.


임혜숙 / 시인·베이사이드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