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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자유와 사랑⑨

기독교와 자유일반

지난 몇 차례의 칼럼에서 우리는 '기독교인의 자유'에 대한 루터와 캘빈의 사상을 살펴보았다. 그렇다면 기독교는 과연 '자유 일반'에 대해서 어떤 사상을 가지고 있을까? 개신교는 인간의 총체적인 부패, 죄, 한계를 특별히 강조하는 종교다. 이로 인해서 개신교는 인간 일반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오해하는 자들이 많이 있다. 물론 인간은 죄악 때문에 그 누구도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한다(롬3:23). 그러나 악의 지배가 인간의 자유를 통째로 앗아간 것을 결코 아니다.

일부 초기 교부들과 중세의 대부분의 신학자들이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을 구분해서 형상 즉 자연적인 능력은 죄에 의해서 결코 훼손되지 않았다고 주장하였다. 개신교는 하나님의 형상과 모양을 구분하지 않으면서, 하나님의 형상은 죄에 의해서 심각하게 훼손되었다고 믿는다. 그러니까 인간의 자연적인 능력까지 죄로 인해서 크게 손상을 입은 것이다. 그러나 훼손되었다는 것은 완전히 소멸되었다는 것을 결코 의미하지는 않는다. 캘빈은 하나님의 형상의 주된 처소를 영혼이라고 주장하면서 서양의 오랜 이원론적 전통을 따르고 있지만, 인간의 모든 부분, 심지어 인간의 육체도 하나님의 형상의 불꽃이 빛나지 않는 부분은 없다고 주장한다. 육체의 건강함과 아름다움조차 하나님을 잘 드러내고 표현하는 것이 되는 것이다. 또한 하나님의 형상이 모든 사람에게 남아있다는 형상의 보편성은 모든 사람이 다른 인간을 총체적으로 사랑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근거가 된다.

모든 인간에게 하나님의 형상이 남아있다는 것은 인간의 자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하나님은 스스로 존재하시는 절대 자유자이다. 세상을 창조해야만 하는 그 어떤 필연성이나 강요 속에 있지 않았다. 그러나 하나님은 필연성과 강제를 넘어서서 우주와 인간을 만듦으로써, 자신의 공간 속에 타자를 받아들이는 인격적인 자유를 누렸다. 이에 반해서, 인간은 창조주에 의해서 지어진 피조물이다.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자유는 신에 의존적인 자유이자 동시에 신의 자유를 반영하는 자유다.

창세기에 따르면, 하나님은 인간을 자신의 형상에 따라서 창조했다. 창조주가 가지고 있는 자유, 창조성, 존엄 등의 고귀한 속성들이 하나님의 형상 속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신 후에 아담이 어떻게 짐승들의 이름을 짓는지를 보려고 하셨고, 아담은 하나님의 기대대로 짐승들의 이름을 지었다(창2:19). 즉 가장 중요한 일이 창작이었고, 창작은 자유를 전제로 한다. 또한 인간의 존엄함은 만물을 다스리고 섬기는 일을 통해서, 다른 인간,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관계를 가지는 모습 속에서 잘 드러난다(창2:15-25). 다스리고 섬기며 인격적인 관계를 맺는 이 모든 일도 자유를 전제로 한다. 아담과 하와가 타락한 후에도, 노아의 홍수 이후에도 하나님은 인간을 계속 사랑하셨는데,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자들의 피를 흘리게 하지 말라고 하심으로써 인간의 존엄이 하나님의 형상을 근거로 하고 있다는 것을 선포한다(창9:6). 신약에서도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사람을 저주하지 말 것을 가르친다(약3:9).



물론 이 자유는 모든 가치를 넘어서는 제 스스로의 절대자유는 결코 아니었다. 모든 과실을 먹을 수 있었지만 먹지 못하는 과실도 있었고(창2:16-17),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야 하는 일정한 틀과, 보다 본질적으로 피조물이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다. 즉 하나님의 은총과 섭리라는 큰 틀 속에서 누리는 자유인 셈이다.

결국, 하나님의 형상은 하나님의 은총의 선물이기 때문에 이 자유가 하나님의 선하심을 잘 드러내도록 올바로 사용해야 한다. 기독교의 자유사상은 모든 인간이 창조적으로 세상을 살아가면서, 존엄한 자유, 세상의 악을 물리치고 선과 의와 사랑을 이루는 자유의 길로 인도한다.


차재승 / 뉴브런스윅 신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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