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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수 속병클리닉] 새로 나온 진통제는 위에 괜찮다지요?

잦은 소염진통제 오.남용, 소화성 궤양 부작용 위험

위산 분비 억제제 병행, 관련 발병 예방에 효과

가장 좋은 관절염약으로 주세요" "아스피린은 위에 나쁘지만 새로 나온 소염진통제는 괜찮다지요?" 등은 우리 귀에 익은 질문들이다. 그만큼 진통제는 현대인이 가장 많이 애용하는 약 중 하나이다. 단순한 두통, 근육통, 만성 요통에서부터 심한 관절염에 이르기까지, 아스피린을 비롯해 이부프로펜.나프록센.버퍼린 및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여러 소염진통제들은 마치 우리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필수용품같이 되어 버렸다.

이러한 통증 질환은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우리 인류에게 가져다 준 대표적 현대병 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이 세상은 이러한 진통제 없이는 살 수 없는 아픈 세상이 된 것이다. 쉽게 구할 수 있다 보니, 진통제의 남용과 오용은 건강 문제의 커다란 이슈이기도 하다. 또한 이러한 약들로 인한 부작용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특히 소염진통제의 부작용으로 위장 장애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은 이제 모두에게 잘 알려진 사실이다



가장 많이 복용하는 진통제 종류



진통제는 크게 세 가지 종류로 분류해 볼 수 있다. 첫째, 타이레놀 같은 단순한 진통제가 있고 둘째,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가 있다. 아스피린을 비롯해 이부프로펜 (Ibuprofen).인도메타신(Indomethacin).피록시캄(Pyroxicam).나프록센(naproxen) 등이 그것이며, 셀레브렉스(celebrex)와 멜록시캄(meloxicam)도 이에 속한다. 셋째는 마약성 진통제로, 오피오이드 수용체를 매개로 작용하는 약물들이다. 이러한 약제들은 환자가 느끼는 통증의 원인 질환, 환자의 병력, 증상의 정도에 따라 단독 또는 병합 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러한 비스테로이드성 약제들의 주요 작용은 항염 작용, 진통 작용, 해열 작용이다.



콕스 효소와 소염제 부작용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는 주로 류머티즘 또는 퇴행성 관절염 그리고 근육통, 수술 후 통증, 암 환자의 통증, 신경통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관절염의 치료 목표는 관절의 염증을 조절하여 통증을 완화시켜 관절 파괴를 예방하는 데 있다. 염증이 있는 곳에는 지질 성분인 여러 종류의 프로스타글랜딘(PG)이 합성되는데, 이 PG는 세포 내에 있는 아라키돈산으로부터 합성되며, 이 합성 과정에 '콕스'라는 효소가 관여한다. 소염진통제는 이 콕스의 작용을 억제하여 PG의 합성을 저해하는데, PG의 생성을 억제함으로써 항염 및 진통 효과를 나타내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콕스는 관절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위장.혈관.신장 등에도 존재하며 여러 가지 생체 현상을 보호하는 중요한 작용을 하기도 한다. 그러므로 소염제로 인해 위장의 PG 생성이 억제되면 위 점막에 쉽게 손상이 생겨 위염과 위궤양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아스피린이나 소염진통제가 위장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은 벌써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외에도 소염진통제로 인한 부작용은 피부.신장.조혈계 그리고 간에서 나타날 수 있으므로 세심한 관찰 아래 복용되어야 할 것이다. 콕스는 콕스-1과 콕스-2,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여기서 콕스-1은 위 점막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염증이 생기는 곳에 유발되는 효소는 콕스-2이다. 그러므로 콕스-2만을 억제한다면 위장에 피해를 주지 않고 통증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이론이 확립된다.

여기서 다시 소염진통제는 콕스-1과 콕스-2를 억제하는 원리에 따라 쉽게 두 종류로 구분해 볼 수 있다. 기존의 통상적인 소염진통제(로딘.피록시캄.술린닥.인도메타신 등)는 콕스-1과 콕스-2를 모두 억제해서 염증을 줄일 수는 있으나, 위를 보호하는 작용을 하는 콕스-1도 억제하기 때문에 위 점막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렇게 기존 소염제가 콕스-1과 콕스-2를 모두 억제하는 것에 비해, 셀레브렉스나 멜록시캄은 콕스-2를 선택적으로 억제하기 때문에 위 점막 손상 등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셀레브렉스는 이부프로펜과 같은 기존의 소염제와 유사하지만, 부작용 측면에서는 위장관 출혈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위장관 안전성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나, 셀레브렉스도 위 점막을 손상시켜 출혈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장기간에 걸쳐 소염제를 복용할 때, 소염제로 인한 소화성 궤양의 발생을 예방하는 방법 중 하나로는 에소메프라졸(esomeprazole).판토프라졸(pantoprazole).프레바시드(prevacid) 등과 같은 위산 분비 억제제와 소염제를 병행하는 것이 있는데, 이러한 예방법은 좋은 효과를 보여 주고 있다. 과거에 소화성 궤양 질환 병력 및 위험 요인이 있었거나 소염제 복용 중 위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전문의와 상담하여 소염제 부작용에 대비하여야 한다.




#소염진통제 때문에 응급실에 온 사연

35세의 박씨는 2년 전 교통사고로 인해 척추에 심한 타박상을 입었다. 수술 경과는 좋았으나 그래도 꾸준히 물리 치료와 소염진통제 복용이 필요했다. 지난 6개월 동안 통증이 심해 하루에 200mg짜리 이부프로펜 을 열두 알씩 먹어야만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박씨가 걸어 다니기가 어려울 정도로 어지럽다며 불편함을 호소해 왔다. 병원 응급실에서 만난 박씨의 혈색은 좋지 않았다. 혈압은 90/50으로, 서 있을 때와 누워 있을 때의 혈압과 맥박 수의 차이가 심했다. 즉 급격히 생긴 빈혈이나 탈수가 있다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혈액 검사를 해보니 헤모글로빈은 8(남성 정상은 13~17)로 떨어져 있었고, 까만 변에는 피가 섞여 나왔다. 위장 내시경 결과 위궤양으로 인한 출혈이 있었다. 필요한 치료를 받고 3일 후에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박씨의 경우는 소염진통제로 인한 위궤양 출혈이었던 것이다.



현철수 박사=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생물리학을 전공하고 마이애미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조지타운 의과대학병원에서 내과 레지던시 후 예일 대학병원에서 위장, 간내과 전문의 과정을 수료하고 많은 임상 활동과 연구 경력을 쌓았다. 로체스터 대학에서 생물리학 박사, 시카고 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스토니브룩 뉴욕주립 의과대학과 코넬 의과대학에서 위장내과, 간내과 교수를 겸임했다. 재미 한인의사협회 회장, 세계한인의사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뉴저지주 의료감독위원회 위원이자 아시안 아메리칸 위암 테스크포스(Asian American Stomach Cancer Task Force)와 바이러스 간염 연구센터(Center for Viral Hepatitis)를 창설해 위암 및 간질환에 대한 캠페인과 나아가 문화, 인종적 격차에서 오는 글로벌 의료의 불균형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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