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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수 속병클리닉] 배가 아프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복통의 진단

'배가 아프다'는 말은 무척 광범위한 증세를 총괄하는 말이다. 환자가 일종의 복통을 호소해 온다면 이는 위에서 말한 배 부위의 불편함과는 달리 좀더 급성적인 요소가 담겨져 있다고 볼 수 있다. 위.장.간.췌장.담낭 등 여러 소화기관을 둘러싸고 있는 폐.심장.신장 그리고 혈관 등이 모두 복통의 요인이 될 수 있으며 때에 따라서는 빠른 시간 안에 정확한 진단이 요구된다.

모든 질환과 마찬가지로 복통도 기능적 그리고 기질적 요인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기질적 질환은 육안이나 현미경으로 보아서 조직에 이상이 있는 유기적 요인이 있는 질환으로 위식도역류증, 위염, 소화성 궤양, 담석, 췌장염, 장염 그리고 이 모든 기관에서 생길 수 있는 암질환(식도암.위암.소장암.대장암.담도암.췌장암 등)등을 들 수 있다.

반면에 기능적 질환은 조직학적으로나 현대 의학의 일반적인 진단방법으로는 별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질환을 일컫는다. 모든 복통의 3분의 2가 뱃속에는 병이 없고 신경의 긴장상태나 규명할 수 없는 어떤 변화로 말미암아 일어나는 기능적 질환이다.





복통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

통증의 위치, 통증의 만성화(또는 급성화), 시간에 따른 통증의 발전과 변화, 통증의 유형, 그리고 환자의 질환 배경에 따라 복통의 요인은 각기 다르다. 이 중, 복통 진단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정보는 역시 '통증의 부위'이다. 통증은 이동할 수 있으므로 처음 통증이 유발했을 때의 부위와 지금 느끼고 있는 통증의 부위가 다른지 알아보아야 한다.

그 다음은 통증의 '시간적 특성 및 유형'이다. 복통은 1~2시간에 멎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몇 주일, 몇 달, 몇 해 계속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통증의 요인과 성질에 따라 통증이 일어나는 시간적 특성이 다르므로 통증의 특성은 질환을 진단하는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예를 들자면, 위나 장에서의 통증은 리드미컬하게 규칙적으로 일어났다 없어졌다 하는가 하면, 발작적으로 무질서하게 일어나기도 하며 지속적으로 심해오는 진통도 있다. 췌장염의 경우 간혹 유발된 통증이 자연히 가라앉을 수도 있지만, 심한 경우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진통제를 복용해야 할 정도로 악화될 수 있다.



어디가 아프세요?- 통증에 위치에 따라 요인 장기와 질환을 진단

첫째, 흉골의 아래 부분에서 통증이 일어나며 때로 목, 턱 또는 등 쪽으로 확산되기도 하는 통증은 대부분 식도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보는 위식도역류증 등이 이에 해당된다. 그러나 심장에서 발생하는 협심증과 심근경색증의 통증 또한 이 부위에서 느낄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환자의 연령, 병력 그리고 증세의 특징을 잘 고려하여 심장질환의 진단이 필요한 경우 즉각적인 조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둘째, 상복부와 좌상복부에서 느껴지는 통증은 위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으며 상복부와 우상복부에서 느껴지는 통증은 십이지장이나 담도계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셋째로, 배꼽주위에서 일어나는 통증은 소장, 그리고 하복부의 통증은 대장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특히 하복부통증의 경우, 왼쪽과 오른쪽은 물론 남성과 여성의 경우 통증의 원인이 되는 장기는 다를 수 있다. 특히, 방광염.신장염.신장결석과 골반 내 염증질환, 탈장 및 자궁외 임신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넷째로, 상복부와 등쪽에서 느껴지는 통증은 위, 십이지장 그리고 췌장을 의심해볼 수 있으며 우상복부와 우측 어깨 밑부분에서 느껴지는 통증은 간, 담낭 및 담도 등을 고려해볼 수 있다.

복통은 더러 통증의 원인이 되는 장기에서 떨어진 다른 부위에서도 느껴질 수 있다. 이를 다른 곳으로 이동된 referred pain이라 한다. 한 예로, 담석으로 인한 통증은 가슴과 오른 어깨 부분으로 확산 이동될 수 있다. 또한 췌장에서 비롯되는 통증은 두 어깨쭉지 가운데 등 쪽에서 느껴질 수 있다. 폐렴이나 심근경색에서 오는 통증이 때로는 복부에서 느껴질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언제 응급실로 가야 하나?

배가 아프다고 무조건 병원에 갈 필요는 없지만 환자의 입장에서 볼 때 언제 어떠할 때 의사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지 꼭 알아두어야 한다. 아래와 같은 증세가 생기면 병원에 가는 것을 추천한다. ▶통증이 빠른 시간 안에 심해지거나 같은 통증이 자주 계속해서 일어날 때 ▶통증 때문에 식사를 할 수 없을 때 ▶심한 어지러움, 호흡곤란, 구토, 출혈 또는 발열 현상이 동반될 때: 출혈 현상은 토혈, 하혈 그리고 멜레나(melena: 흑갈색의 타르와 같은 변으로 일반적으로 상부위장관 출혈을 나타내는 검은 색의 변)로 나타날 수 있다. ▶통증이 가슴, 목 및 어깨 쪽으로 확산될 때



수술실로 가야 하나?

병원에서 복통을 호소해 오는 환자를 볼 때 가장 시급한 일은 당장 수술을 요하는 질환인지 아니면 내과적 치료를 하면서 지켜보아도 되는 질환인지 판단하는 것이다. 한 예로, 2~3일간 지속적으로 우하복부의 통증을 느낀 환자를 본다고 하자. 이것을 간단히 증세만 들어보고 맹장염으로 간주하고 수술을 하게 된다면 어떨까? 물론 요즈음과 같이 의술이 발달된 시기에 초음파, CT촬영으로 확인하지 않고 환자를 수술실로 인도하는 의사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밀검사를 한 다음에도 정확한 진단이 이루어지지 않아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러므로 복통을 진단 할 때에는 보다 신중한 의사의 태도가 요망된다.

위에서 말한 우하복부는 맹장 외에도, 나팔관.요로(신장.요관.방광.요도) 등 복잡한 기관이 있을 뿐만 아니라 우측대장(상행결장)도 자리잡고 있는 부분이다. 또한 상복부의 각종 염증성 질환이 우하복부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맹장염.나팔관염과 같은 우하복부의 질환이 위로 파급될 가능성이 많다. 이러한 염증질환은 대부분 항생제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므로, 불필요한 수술은 환자에게 커다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환자의 병 내력에 따라 증세는 각기 달리 나타날 수 있다. 모든 질환의 진료과정에서도 그렇듯이, 복통을 진료하는 데에 있어서 빼 놓을 수 없는 것은 환자와 의사 사이의 정확한 정보교환과 보다 신중한 의사의 진찰이다.




현철수 박사=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생물리학을 전공하고 마이애미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조지타운 의과대학병원에서 내과 레지던시 후 예일 대학병원에서 위장, 간내과 전문의 과정을 수료하고 많은 임상 활동과 연구 경력을 쌓았다. 로체스터 대학에서 생물리학 박사, 시카고 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스토니브룩 뉴욕주립 의과대학과 코넬 의과대학에서 위장내과, 간내과 교수를 겸임했다. 재미 한인의사협회 회장, 세계한인의사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뉴저지주 의료감독위원회 위원이자 아시안 아메리칸 위암 테스크포스(Asian American Stomach Cancer Task Force)와 바이러스 간염 연구센터(Center for Viral Hepatitis)를 창설해 위암 및 간질환에 대한 캠페인과 나아가 문화, 인종적 격차에서 오는 글로벌 의료의 불균형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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