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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수 속병 클리닉] B형 간염, 주로 혈액 감염

바이러스 보유의 의미

B형 간염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자신의 면역체가 바이러스를 퇴치하지 못하여 바이러스가 몸에 계속 남아 있는 상태를 말한다. 어떤 사람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되더라도 바이러스를 퇴치하고 면역체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이런 경우, 의사에게 "왔다 지나갔으니 걱정 마시라"는 말을 듣게 된다. 반면, 어떤 이들은 평생 감염자로 남는다.

우리나라는 B형 바이러스 감염률이 높은 곳이기 때문에, 종합 검진이 아니라도 모든 병원에서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 유무를 판단하기 위해 간단한 혈청 검사를 시행한다. 그러나 혈액 검사를 받은 후에도 자신이 감염자인지 아닌지를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신이 감염자인지를 판단하는 검사는 B형 간염 바이러스 표면 항원 검사이다. 특별히 예외적인 경우를 빼고, 표면 항원이 있으면 감염자이고, 없으면 감염자가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다. 여기서 감염으로 판단되면 좀 더 정밀한 검사가 필요하고, 감염자가 아니면 면역 상태를 파악하여 자연 면역(과거에 자신도 모르게 앓고 지나가 바이러스를 퇴치 시키고 면역체가 생김)이 안 되어 있는 경우 예방접종을 하면 된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의사가 알아서 다 설명해 주겠지' 기대하고 또 그렇게 하는 것이 원칙이겠지만, 현재 실정은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그러므로 일반인들도 B형 간염에 대한 상식이 필요하다. 한 예로, B형 간염 바이러스의 주요 감염 경로는 혈액인데도, 우리 국민의 70% 정도가 침으로도 전파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최근의 인식 조사 결과는 이렇게 중대한 질환에 대해 우리가 얼마나 잘못된 인식을 하고 있나를 입증하는 것이다.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

간은 신체의 오른쪽 갈비뼈 밑 부분에 위치하고 있는 약 1.5Kg 정도의 기관으로 우리 몸 안에서 화학공장의 역할을 감당한다. 첫째, 영양분.비타민.호르몬 등을 가공 저장하고, 알부민이나 지혈과 관련된 혈액 응고 단백질들을 형성하기도 한다. 둘째, 간은 혈액으로부터 약물.술 및 해로운 화학물질을 해독하고, 쓸개즙을 만들어서 소화를 원활하게 해준다. 셋째, 간은 신체의 모든 세포가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해 당 대사를 돕고 호르몬의 균형을 유지시켜 준다. 그리고 해로운 외부 물질에 대항하는 면역 기능을 가지고 있어 감염을 방지하게 한다. 이렇게 간은 영양분 저장, 주요 단백질 형성, 해독작용, 당 대사 및 소화 촉진, 면역 기능 등 신체에서 없어서는 안 될 주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B형 간염 바이러스 보유자들은 아무 증세가 없다. 위에 말 한 간의 기능 또한 대개 정상이므로, 생활에 있어 별 불편을 느끼지 못 한다. 그러므로 검사해 보기 전에는 알 수가 없는 것이다. 바이러스의 전염 경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한국인의 경우 출산 시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는 산모로부터 신생아에게 전염되는 경우와 유아의 몸에 상처가 있다면 보균자 산모의 피에 의해 전염되는 경로가 가장 많은데, 이를 수직 감염이라고 한다. 그 다음으로 혈액과 성적 접촉을 통해서 전염되기도 하고 침술이나 피어싱에 사용되는 오염된 도구를 통해 전염될 수도 있다. 음주나 술잔을 돌림으로 B형 간염 바이러스에 전염된다고 잘못 인식되어 있는 경우도 많다. 여기서 한 가지 유의할 점은 간 질환이 있을 경우에는 건강한 상태라도 음주를 통해 간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B형 간염 환자와 컵이나 식기를 공동으로 사용하면 감염된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인식이다. 바이러스 보유자와 함께 음식을 먹어도 안전하다. 악수와 같은 가벼운 신체 접촉이나 키스 등을 통해서도 B형 간염에 전염 되지 않는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먼 B형 간염 진료

최근 유명 학술지에 발표된 어느 논문에 의하면, 미국에는 약 200만 명의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들이 있다. 이 중 대다수는 아시아계로, 약 30%에 달하는 60만 명 만이 자신이 보균자라는 사실을 알뿐 나머지 140만여 명은 아직 자신이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 하고 있다. 또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현재 미국에서 B형 간염 항바이러스제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들은 5만여 명으로 정작 치료를 받아야 할 인구(보균자의 25%가 치료를 받는 것으로 추정할 때 약 50만 명)의 10% 밖에 되지 않는다. 즉 아직 많은 사람들이 선별 검사를 받지 않았으며, 대부분 치료의 혜택도 받지 못하는 현실을 잘 보여 주는 조사 결과이다.



현철수 박사=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생물리학을 전공하고 마이애미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조지타운 의과대학병원에서 내과 레지던시 후 예일 대학병원에서 위장, 간내과 전문의 과정을 수료하고 많은 임상 활동과 연구 경력을 쌓았다. 로체스터 대학에서 생물리학 박사, 시카고 대학에서 박사후 연구원 과정을 마쳤다. 스토니브룩 뉴욕주립 의과대학과 코넬 의과대학에서 위장내과, 간내과 교수를 겸임했다. 재미 한인의사협회 회장, 세계한인의사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뉴저지주 의료감독위원회 위원이자 아시안 아메리칸 위암 테스크포스(Asian American Stomach Cancer Task Force)와 바이러스 간염 연구센터(Center for Viral Hepatitis)를 창설해 위암 및 간질환에 대한 캠페인과 나아가 문화, 인종적 격차에서 오는 글로벌 의료의 불균형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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