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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흰머리 독수리

이춘희 / 수필가·롱아일랜드
이춘희 / 수필가·롱아일랜드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19/12/14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19/12/13 16:56

겨울 산을 오르다

만난 흰머리 독수리

두 날개와 꽁지 쫙 피고

차가운 공기 가로지르며

만년설로 뒤덮인

로키산맥 위를 맴돈다.



푸드득! 커다란 포물선을 그으며

푸른 숲과 계곡과 집들을 지나

구름 속에서

혼백처럼 나타나

깊고 푸른 비상을 하네



파아란 파도가 물결처럼 넘실대는 허공



가슴을 꿰뚫을 것 같은 매서운 눈매

나뭇가지 끝에

꼿꼿하게 앉아 있는 근엄한 모습

창공을 다스리는 제왕답다.



어느 한 곳을 응시하다

갑자기 곤두박질치듯

아래로 끝없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잠시 나래를 접고

뒷걸음질 치기도 하면서

원을 그리며 돌기도 한다.

장엄하고 아름다운 하늘의 축제



기류에 온몸을 싣고

은빛 수목들 사이로

마치 한 송이 붉은 꽃잎 떨어져 나리듯

가볍고 날렵하게

떨어져 내린다.



오름과 내림

우리네의 삶

적막하고 막막한 계절

모든 것 다 비워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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