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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믿음] Magnificat-마리아의 찬가 (눅1:46-53)

차재승 / 뉴스런스윅 신학대학교 교수
차재승 / 뉴스런스윅 신학대학교 교수

[뉴욕 중앙일보] 발행 2020/01/18 미주판 13면 기사입력 2020/01/17 17:28

만약 우리가 살아생전에 예수를 직접 만날 수 있게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는 가브리엘 천사로부터 자신이 하나님의 아들을 수태할 것이라는 놀라운 소식을 듣는다(눅 1:31-32). 마리아는 사내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냐고 반문하자 천사는 성령이 마리아에게 임해서 하나님의 아들을 낳을 것이라고 알린다(눅 1: 35). 마리아는 얼마나 놀랐을까? 하나님의 아들, 지극히 높은 자 예수를 임신하다니! 그런데 요한을 수태한 엘리사벳을 만나서 마리아는 다음과 같이 노래한다:

“내 영혼이 주를 찬양하며 내 마음이 하나님 내 구주를 기뻐하였음은 그의 여종의 비천함을 돌보셨음이라…. 그의 팔로 힘을 보이사 마음의 생각이 교만한 자들을 흩으셨고 권세 있는 자를 그 위에서 내리치셨으며 비천한 자를 높이셨고 주리는 자를 좋은 것으로 배불리셨으며 부자는 빈 손으로 보내셨도다” (눅1:46-53).

천사는 분명이 지극히 높은 하나님의 아들을 낳을 것이라고 했는데 마리아는 그 예수가 할 일이 교만하고 권세 있는 자들을 내치고, 비천한 자를 높이며, 주리는 자를 배불 릴 것이라고 찬송했다. 어떻게 마리아는 “높은 자 하나님의 아들이 할 일이 낮은 자를 돌보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었을까? 주석가들은 사무엘상 2장의 한나의 기도를(삼상 2:1-10) 마리아가 평소에 암송했을 것이라고 짐작하지만, 한나의 기도는 인간을 가난하게도 하고 부하게도 할 수 있는 하나님의 능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마리아의 찬가는 부자와 가난한자, 높은 자와 낮은 자들이 서로의 신분과 상태가 뒤바뀔 것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성령이 마리아의 몸 속에 예수를 수태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그 생각과 마음도 신비스러운 계시로 채우신 것으로 보인다.

마리아의 찬가는 마그니피캇(magnificat)으로 불리우는데, 라틴어 성경에서 본문이 Magnificat(찬양하다)이라는 단어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천주교뿐만 아니라 동방정교, 개신교도 마리아의 찬가를 깊이 주목해서 예배와 기도 속에 포함하였고, 많은 작곡가들도 마그니피캇을 예배를 위한 곡에 삽입하거나 별도로 곡을 쓰기도 했다. 초기바로크시대를 열었던 몬테베르디의 magnificat은 천상의 소리를 강렬하게 재현하였고, 루터교신자였던 바흐의 magnificat은 하나님을 찬양하는 마리아의 기쁨을 화려하게 표현하였다. 저녁기도(Vespers)의 걸작으로 알려진 라흐마니노프의 Vespers 속의 magnificat은 묵직한 극저음의 베이스가 주도하는 아카펠라로 성육신의 신비를 드러내며 우리를 명상으로 이끈다. 떼제 공동체의 magnificat은 음악으로 기도하는 전통에 충실하게 단순한 멜로디를 반복하며 기도한다. 그런데 비발디의 magnificat은 좀 특이하다. 격정적인 찬양 속에 마리아가 짊어져야 무게가 처연하게 드리워져 있기 때문이다.

예수는 친히 인간으로 찾아와서 하나님나라를 가르치고 선포하며 병든 자들을 고치고 가난한 자들을 먹이며 마침내 그 죽음과 부활로 인간들을 구원한다.

예수를 믿는 자들에게 “예수가 우리를 찾아오셨다”는 신비는 역사 속에 단 한번 일어났을 뿐만 아니라 일상 속에서 늘 경험하는 일이어야 한다. 예수를 오늘 여기서 마주한다면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갈까? 하늘의 고귀한 일을 다른 자들에게 알리려 할까? 이 땅의 고난과 아픔을 예수께 처연하게 토해 놓을까? 인간으로 찾아오신 예수의 신비 앞에 침묵할까? 아이처럼 춤추며 기쁨의 기도를 드릴까? 하나님의 아들이 낮은 자들, 고난받는 자들과 함께 하실 것이라는 마리아의 놀라운 고백을 음악가들의 magnificat처럼 다채롭게 경험하고 나눌 때, 인간으로 인간을 찾아오신 예수의 신비와 은총이 모든 분들과 함께하시기를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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