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당] 꽃 없는 봄날
꽃 없는 봄날도 간다꽃이라는 이름표 달고
향기없는 먼지로 뭉친 꽃
시간 지나면 녹는 꽃
보이지않는 것을 보려고
앓아 누운 뉴욕에
봄날은 간다
바람부는 광야는 신음하고
지천인 꽃이 꽃으로 보이지 않는 세상
인적 드문 길은 멀기만하다
봄 햇살은 설레지도 않는 잿빛
모랫벌에 물도 없지만
그래도 부르면 어디서나
대답하는 목소리
목마르지 않게
아프지 않게
꽃없는 봄날을
조심조심 벗어 버린다
다시 떠나는 봄을 붇잡는다
김정기 / 시인·웨스트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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