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마당] 오늘의 잠언
1혼자 뚜벅뚜벅 걸어오는 노인
몸이 금방 쓰러질 것 같다 고목처럼
굿모닝, 아침 인사를 흔들어본다
준수했을 모습 대신 무거운 두 걸음만 헐떡거린다
또다시 마주치면 굿바이, 혼잣말로 보내는 인사를 한다
2
회색 재킷을 맞춰 입은 노부부
발걸음이 웅웅거린다 낡은 자동차처럼
굿모닝, 또 다른 인사를 웃는다
표정 없는 구부정한 어깨너머
길가에 버려졌던 핑크빛 소꿉놀이 장난감이 흔들린다
서로의 손을 잡고 천천히 걸어가는 그들
3
발걸음도 무거운 날
혼자도 둘도 아닌 나는
문득 뒤를 돌아다본다
신발을 끌며 느릿느릿 뒤따라오는
그를 잠시 기다려주는 일
산책길에서 만난 오늘의 잠언 같은
임혜숙 / 시인·베이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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