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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토끼들의 이사

구도시에 살던 토끼들이 신도시로 옮긴 것 같다

살던 집은 팔았을까, 그냥 버리고 왔을까

뉴타운은 바다가 바로 옆이고 잔 자갈이 깔린 넓은 길이 있다

시끄러운 해수욕객과 떨어져 있고



가끔 뱀이 나타나 못살게 굴지도 않으며

이른 새벽이면 닭 우는 소리가 들린다

노스햄스테트타운이 로잘린 항구의 작은 만을 따라

트레일을 확장한 후 오솔길을 넓히고 꽃을 심었다

처음에는 이곳에 토끼, 다람쥐가 안 보였는데

요즘 점점 많이 나타나고 있다

잘 먹어선지 살이 찌고 사람이 다가와도

허겁지겁 도망가지 않는 여유를 보인다

좁은 동네에 살던 무리들이이사 온 것이 분명하다

구도시는 골목이 좁고 냄새가 나지만 정겨운 맛이 있다

오래된 성당, 박물관이 역사를 말해 준다

그래서 사람들은 신도시를 좋아하면서도 구도시를 잊지 못한다

신도시로 이사 온 토끼들도 떠나온 고향을 그리워할까

두고 온 친구들이 보고 싶어 찾아갈까

다음 산책길에 만나면 물어봐야 겠다


최복림 시인·롱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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