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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오픈카

하늘이 낮게 내려앉은 어느 날

한여름이 옷깃을 여미는 오후

새 몇 마리 짙은 회색 구름 너머로

조그맣게 날아가는 어느 날



바람이 갈대숲에서 잠시 숨을 죽였지



갈대들이 아무 거리낌 없이

갈대들이 아무런 내색함이 없이

바람을 조용하게 일으키고 있었지

바람 한 점 없는 들판 비포장도로에

빨간색 오픈카 한 대 한동안 서 있었지


서량 / 시인·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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