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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할아비의 노래 -우진을 부르는

배꽃이 눈처럼 지고
숲이 우거지면 여름은 깊고
싸늘한 바람이 아삭아삭 숲을 스치면 또 한 번의 가을
이렇게 할아비의 한해는 짧기만 하다

늙은이의 하루는 길고 한해는 짧은 것
너의 ‘돌’ 날은 바르게도 오는구나



우진이여, 할아비는 너의 탄생으로 깜짝 놀라
너를 따라 한 번 더 태어났으니
더 오래 살련다오래오래 네 푸른 꿈을 지켜보련다

우진이여!
할아비는 울고 있다
아무것도 네게 줄 가진 것이 없구나
오직 한 가지 네게 남길 말
나이 따라 삶 따라
굽이굽이 이어질 길을 힘써 딛고 가거라
큰일에 도전하거라 절대로 주저하지 마라
그러면 절반은 이루리라
작은 성공들은 일상이 되고
힘쓰고도 못 이룬 큰일들은 평생의 위안으로 남는 것

우진이여!
모든 것 다 놓아버린 할아비의 주름진 빈손에서
떠날 줄 모르는 이 질긴 무겁고 두려운 후회는
무언가 큰 것을 이루고 구하려는 노력도 도전도 못 했다는 것
참으로 벌 받을 부끄러운 세월이 있었다

그런데도 이제는, 오직 네가 있어
아무려나 너를 보면 그냥 웃음이
슬퍼도 괴로워도 슬프고 외로워도

슬프고 외로워도 그냥 웃음이


김석파 / 에지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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