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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겨울 표정

하늘의 경계를 풀어버리고
학의 날갯짓 타고 와서는
고요히 잠든 세상 빗장 풀어
레이스 너울로 속세를 덮었다

배불뚝이 질항아리에
모자 씌우고 눈과 입을 그리니
고통과 사랑 품은


겨울 나그네 그 신사 닮았다

음률 따라 흥얼거리며
자글자글 졸아드는 곰국으로
가슴까지 따뜻해지고
돌아올 사람 기다리는 시간에

산행에서 보내온 사진 한 컷에
산뜻한 산 공기로 살아나
시큼한 다리의 연민도 잊은 체
겨울 산 오르는 꿈을 꾼다

눈 속에는 눈이 가득하다


박선원 / 시인·웨스트체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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