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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노욕(老慾)-노추(老醜)-노망(老妄)

어느 80대의 일기장 (77)

사람이 나이 들어 늙게되면 세 가지 극히 조신(操身)하고 경계해야 될 것이 있다고 한다. 첫째는 노욕(老慾), 둘째는 노추(老醜), 그리고 셋째는 노망(老妄)이다. 세 가지 모두 늙을 '노(老)'자를 앞세운 혐오스럽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닌 어휘들인데, 이런 말을 듣지 않고 곱고 아름다운 '늙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우리가 기피, 타기(唾棄)해야 할 말들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기로 한다.

*노욕(老慾)="늙은이가 부리는 욕심", 자신의 나이와 입지(立地)를 망각하고 욕심을 부려봐야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야말로 허욕(虛慾)일 따름이다. 인생의 끝자락, 이제 모든 것을 '내려 놔야' 할 나이, "네가 못 가진 것을 아쉬어 말고, 가진 것을 최대한 선용, 안분지족(安分知足)하라." 지금 나를 지탱(支撑)하고 있는 좌우명이다.

그런데 어떤 사람은 이 '노욕'에 대해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나이와는 달리 열정이 많을 경우, '이제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일이나 업무 등에 능력보다 과하게 욕심을 부리는 것이 뭐 나쁠 것 없지 않으냐?"고.

*노추(老醜)="늙은이의 추태", 신체.외면적 측면과 정신.내면적, 두 측면이 있을 것 같다. 외면적 추(醜)함은 부지런히 닦고 씻고 다듬으면 어느 정도 커버될 수 있겠지만, 내면적 추함은 문제가 그리 간단할 것 같지 않다. 그 사람이 일생 동안 살아 온 정신적 삶의 결과이자 그 결정체의 거울이기 때문이다.



거울을 들여다 보며 '나의 추함'을 스스로 상상해 본다. 본디 못난 얼굴이 더 흉측스럽게 된 몰골, 갈지자(之字) 걸음걸이, 난간 안 잡곤 못 오르내리는 계단, 하루 24시간 '방에 콕' 박힌 생활, 남의 말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엉뚱한 대답하기…. '노추'의 모습이 끝이 없다. 그러나 어쩌랴? 모두가 불가항력적 세월의 탓인 것을….

*노망(老妄)="늙어서 망령(妄靈)을 부림", 그러면 '망령'은? "늙거나 정신이 흐려서 말과 행동이 정상을 벗어난 상태." 의학적으론 곧 오늘 날 치매(dementia) 증상이겠는데, 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이 같은 의학적 견지를 떠나 대수롭지 않게 "노망.망령 부리다", "노망.망령 떨다"라는 말을 흔히 쓴다. 이 때 그 뜻은 그 사람의 행동거지가 엉망진창, 언행이 제 '나이 값'을 못하고 주책 떠는 것을 지탄하는 정도의 의미인 것으로 보여진다.

끝으로, '노망=치매'에 대해 어느 목사가 쓴 재미있는 글을 인용한다. "치매는 하나님이 준 선물"이란다. 그의 논지는 이렇다. "사람이 제일 두려운 것이 죽음인데, 죽음을 잊을 수 있는 것이 '노망'이다. 기억력 없이 저 세상에 갔다 이 세상에 왔다, 갔다 왔다 하는 사이에 저 세상에서 오지 않는 것이 '노망'이다. 죽음의 공포없이 임종하는 것이다.글쎄, 그렇기는 한데… 치매에 걸린 당사자는 아무 것도 모르겠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끼치는 그 폐해는 어찌하나? 쯧쯧…. https://dmj36.blogspot.com


장동만 / 언론인·뉴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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