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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김정은·시진핑 만남이 남북정상회담 전 이뤄지나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 합의로
중국의 한반도 주도권 상실감 커

7년 간 만남 없는 북·중 정상
깜짝 회담 합의로 반전 노릴 수도

촛불 혁명의 한국 정치 현실은
권력 집중의 시진핑 체제엔 위협



차이나 인사이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 길을 연 전국인민대표대회가 오늘 막을 내린다. 그의 롱런이 우리에겐 플러스인가 마이너스인가. 또 오는 28일엔 양제츠 전 국무위원이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다. 급물살을 타는 한반도 문제에 중국 역시 적극적으로 나설 모양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시 주석 간의 북.중 정상회담 가능성도 거론된다. 본지 중국연구소(소장 한우덕)가 국내 중국 전문가 4명을 초청해 긴급 좌담회를 개최했다.






-강한 중국을 추구하는 강한 리더 시진핑의 장기 집권이 우리에겐 어떤 의미가 있나.

▶오승렬외대 중국외교통상학부 교수=촛불 혁명으로 정권을 변화시키는 한국의 모습은 권력을 한 곳으로 집중시키고 있는 시진핑 체제엔 위협적으로 비칠 것이다. 중국 내 한국 체제를 경원시하는 분위기가 생기며 한.중 교류도 마이너스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유커(遊客.관광객)의 한국행을 단속하는 중국의 속내도 이와 관련이 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한국이 중국에 그렇게 위협적인가.

▶이동률 현대중국학회 회장=꼭 그런 건 아니다. 중국 자체의 자부심이 커진 걸 주목해야 한다. 우리가 시행한 중국여론조사를 볼 때 '중국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대답이 2010년 40.4%에서 2017년엔 69.9%로 껑충 뛰었다. 반면 '한국 국력이 강한가'란 질문엔 '그렇다'란 답이 2010년 69%에서 지난해 40.5%로 급락했다. 중국의 국력 상승에 따라 중국 내 한국 위상이 하락하고 있다.

-시진핑이 자신의 일신에 모든 권한을 집중시키고 있다. 역사의 퇴행 아닌가.

▶전인갑 서강대 사학과 교수=중국 역사의 연속성 측면을 봐야 한다. 고대 이래로 내려온 중국의 통치 제도와 이념이 쉽게 사라지는 게 아니다. 역사의 고비마다 새롭게 태어나곤 한다. 시진핑에 의해 부활하고 있는 정치적 권위주의도 그런 맥락에서 볼 필요가 있다. 역사적으로 중국은 대국으로 부상할 때, 또 전성기를 구가하는 시기마다 전체 국민에 대한 지배가 강화되곤 했다. 청나라 건륭제 시절엔 조정에서 지방 문중의 족보 편찬에까지 관여할 정도였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방중 때 시진핑이 상석에 앉고, 정 실장이 보고자 자리에 앉는 모양새로 '하대' 논란이 일었다.

▶이희옥 성균중국연구소장=중국이 나름대로 의전의 패턴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3년 김정은 위원장의 특사로 방중한 최용해도 보고자 자리에 앉았다. 남북한 특사 모두에게 같은 대접을 하고 있다. 우리도 이제 중국 사절이 왔을 때 어떻게 대할 것인가 하는 관례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

▶오승렬=황제식 접견이란 말이 나오는 명백한 하대다. 한국 길들이기라 생각한다.

-정 실장이 시 주석에게 한국을 방문해달라는 문재인 대통령 메시지를 전달했는데 답이 없었다. 묵살인가.

▶이희옥=4월 남북정상회담, 5월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중국은 겉으론 환영한다 말하지만, 속내는 편치 않다. 한반도 문제에 대한 주도권 상실감이 크다. 특히 악화한 북.중 관계를 고려해 한국으로 쏠리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려 하는 신중함의 표현으로 보인다.

-'차이나 패싱(중국 배제)'에 대한 우려가 큰 것인가.

▶이동률=북.중 관계가 현재처럼 비정상적인 때가 없었다. 이제까지 양국 정상이 가장 오랜 기간 만나지 않은 건 문화대혁명 때 6년과 한.중 수교 이후 6년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7년째 정상 간 교류가 없다. 중국은 과거 남북한 모두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였다. 한데 이제 중국이 빠진 채 비핵화 논의가 진행 중이다. 중국이 급하지 않을 수 없다. 시 주석이 문 대통령 초청에 선뜻 답하지 않은 건 먼저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는 것을 계획하기 때문이 아닌가 보인다. 남북정상회담 전 북.중이 깜짝 정상회담에 합의해 반전을 노릴 수도 있다. 양제츠 방한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희옥=현재 북한과 가장 긴밀하게 연락을 취하고 있는 건 우리다. 우리가 북.미 만남의 중재자가 됐듯이, 북.중 만남에서도 중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비핵화 등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해선 미.중의 지원 모두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진핑은 고고도미사일방어(THHAD. 사드) 체계 배치를 앞장서 반대했다. 사드 보복은 계속될 것인가.

▶이희옥=한.중 관계는 박근혜─시진핑 정권 때 최고점과 최저점을 동시에 경험했다. 이젠 새로운 정상 상태인 '신창타이(新常態)'에 들어선 느낌이다. 사드 갈등이 봉합 국면인 건 맞다. 시간이 걸릴 뿐이다. 유커 회복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한.중 간 다른 부문에서의 창의적인 협력을 통해 사드 보복을 상쇄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젠 중국 시장이 아닌 동남아 시장으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다.

▶오승렬=중국 시장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중국의 정책 변화를 잘 주목하면 기회가 있다. 시진핑 경제의 특징은 공급측 개혁으로 설명되는 국가의 경제 개입 강화다. 국가가 기업의 문을 닫게 할 수도 있다. 우리로선 중국 정책이 어디에 방점이 찍히는지를 살펴 기회를 찾아야 한다. 중국이 최근 사회 인프라 투자를 늘리고 있다. 중장비 전문업체 두산인프라코어가 중국에서 뜨는 이유를 봐야 한다.

-중국의 부상과 강한 리더 시진핑의 장기 집권은 우리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우리에겐 어떤 준비가 필요한가.

▶이동률=우리 기성세대의 중국을 보는 눈엔 두 가지 점이 작용한다. 하나는 수교 초기 가난했던 중국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현실에 대한 불편함이다. 다른 하나는 중국과의 관계를 조공질서 등 위계적인 관점에서 파악하는 것이다. 그런 '역사적 무게'를 우리 신세대에게까지 부과해선 안 된다.

▶전인갑=중국을 보는 눈엔 중국을 해석하는 시각과 중국을 만들어가는 시각의 두 가지가 있다. 그동안 해석하는 시각에 치우치지 않았나 싶다. 실제 중국을 움직이는 사람의 시각을 보다 중시해야 한다. 우리 신세대는 중국에 대한 긍정과 부정의 분열적 시각에서 벗어나 중국을 '있는 그대로' 보고 부딪혀야 한다.

▶이희옥=우리 기업의 중국 진출 방식을 재고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3년 주재 근무 방식으로는 절대 중국 직원의 충성심을 기대할 수 없다. 중국에서 뿌리내리고 산다는 각오로 일해야 중국에서 성공할 수 있다.

▶오승렬=중국이 우리를 '추격한다'와 같은 사고는 버릴 때가 됐다. 중국을 자산으로 활용하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정리 도움=조채원 차이나랩 에디터


유상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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