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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35명 사망 이탈리아 다리 붕괴…"관리 부실, 설계 결함" 인재 가능성

다리 밑 생존자 "몸 10m 날아가"
100년 버틸 다리 50년 만에 붕괴

2016년 보강공사도 부실 가능성
교통량 급증에도 도로 예산 급감

이탈리아 북부 도시 제노바에서 발생한 고속도로 다리 붕괴로 최소 35명이 사망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구조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당국은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밤샘 구조 작업에서 일부 생존자를 잔해에서 끄집어냈고, 여전히 무너진 다리 더미 속에서 비명이 들리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구조 당국은 콘크리트 더미 속에 틈새 공간이 만들어졌을 수 있어 추가 생존자를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번 사고는 지난 14일 오전(현지시간) A10 고속도로의 모란디 다리가 무너지면서 발생했다. 다리 붕괴로 수십 대의 차량이 45m 아래로 추락했다. 다리의 다른 부분이 추가로 무너질 가능성에 대비해 인근 주민 400명을 대피시켰다.

다리가 무너질 때 차를 탄 채 추락했다가 가까스로 살아난 다이드 카펠로는 "내 차가 어떻게 찌그러지지 않았는지 잘 모르겠지만 빠져나올 수 있었다"며 "영화에나 나올 만한 장면이었고 지구의 종말 같았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ANSA 통신에 한 목격자는 "엄청난 굉음이 들였는데 처음에는 천둥소리가 가까이서 들리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다리 밑에 있던 한 주민은 "거대한 다리가 무너지면서 몸이 10m 가량 날아갔는데 다행히 목숨을 건졌다"고 말했다.

모란디 다리는 이탈리아의 동맥 역할을 해와 교통 대란이 벌어질 전망이다. 해당 지역 주지사는 "해당 고속도로는 제노바뿐 아니라 국가 전체 교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3개 주요 항구와 연결되는데 주요 수입품이 모두 이들 항구를 통해 들어온다"고 말했다. 물류 시스템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설명이다.

모란디 다리의 붕괴 원인과 관련해선 인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사고 당시 폭풍우가 몰아치는 날씨였지만 이를 주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외신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1967년 완공된 이 다리는 이탈리아 최초의 사장교다. 탑에 케이블로 다리 상판을 연결한 구조다. BBC는 보통 다리는 100년 동안 쓸 수 있도록 설계되기 때문에 이번 붕괴와 관련해 몇 가지 가설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먼저 부실 공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다리 건설 전문가인 이안 퍼스는 BBC에 "대형 다리는 전문 기술진에 의해 주기적으로 점검과 관리를 받아야 한다. 붕괴한 다리도 꽤 많은 관리를 받았다"고 말했다.

사고 당시에도 다리에서는 기반을 보강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고 한다. 퍼스는 "보강 공사는 노후를 막기 위해서인데 이 공사가 부실하게 진행될 경우 붕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노바대 소속 구조공학자 안토니오 프렌시치는 2016년 해당 다리의 보수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다시 짓는 게 경제적일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었다. 그는 당시 이탈리아 언론에 "모란디 다리가 너무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어 보수 비용이 건설비를 상회할뿐 아니라 보수 예산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재정위기를 겪은 이탈리아에서는 도로 관련 예산이 2007년에 비해 70% 가량 감소했다.

그는 다리 설계 자체에 결함이 있다는 주장도 했었다. 콘크리트 수명에 대한 계산을 건축가인 모란디가 잘못 예측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정확한 사고 원인은 정밀 조사를 마쳐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붕괴한 다리가 연간 250만대가 통행할 정도로 교통량이 많은 곳에 위치해 있다. 프랑스와 밀라노를 연결하고 해변과 산악 지역 중간에 있어 교통량이 많은 것도 붕괴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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