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의료진도 혐오범죄 시달려
“너희가 죽이는 것” 욕설
환자에게 진료 거부까지
의사 18%, 간호사 10% 차지
여성이 남성 두 배 경험
중국계 미국인 의사 루시 리(28)는 보스턴에 위치한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마취과에 근무한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있었던 일을 기억에서 지울 수 없다고 이 매체에 전했다. 일을 마치고 병원을 나오는데 한 남성이 따라 오며 “너희 중국인들은 왜 모두를 죽이는 거냐”며 욕설을 쏟아냈다. 루시는 그나마 폭행을 당하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온종일 취약한 환경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자신이 이런 일을 겪는 게 슬프다고도 했다.
LA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는 인도네시아계 헹키 림(44)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응급실에서 고열과 기침에 시달리는 환자를 돌보다 “바이러스가 어디서 왔는지 아냐, 다 너희들에게서 온 것”이라는 고함을 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림은 환자에게 진료 거부까지 당했다.
아시아계 미국인은 전체 미국 인구의 6% 정도를 차지한다. 의료계 진출 비율은 더 높다. 미국 내과 의사의 18%, 간호사의 10%가 아시아계다. WP에 따르면 최근 미 전역에서 아시아계 미국인 의료진들이 겪는 인종차별 사건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의료진에서 전체 아시아계 미국인들로 범위를 넓히면 언어폭력을 넘어 물리적 공격까지 당하는 사례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연방수사국(FBI)은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가 증가하고 봉쇄 기간이 길어질수록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혐오범죄가 더 심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샌프란시스코 주립 대학에서 인종차별을 연구하는 러셀 증의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이 심했던 지난 3월 중순 아시아계 여성이 겪은 차별이 남성의 두 배 수준으로 보고됐다. 또, 3월 19일 이후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이 연구 단체 웹사이트에 보고한 인종차별 사례는 1800건이 넘는다고 밝혔다. 신고 유형은 주로 침 뱉기, 찌르기, 탑승 거부 등이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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