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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편지] ‘COVID19’, 미국이 ‘세계 최고의 의료.방역 시스템’ 가지고 있다고?

대한민국, 생각보다 ‘코로나19’ 잘 대처하고 있다!

필자는 우연히 가족의 일로 ‘대구발 신천지 폭탄’이 터지기 바로 전날인 2월20일 한국에 가게 되었다. 3월7일 시애틀로 돌아오기 전까지 체류16일을 ‘코로나19’ ‘태풍의 눈’ 속에 머물다 온 셈이다. 이번 여행은 뇌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가족 방문이 목적이어서 체류기간 동안 ‘자가격 리’에 가까운 생활을 하며 매일 질병관리본부의 업데이트 되는 ‘코로나19’의 확산 현황을 아침 저녁으로 시청하며 지냈다. 의사 출신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의 침착하고 투명한 브리핑과 수시로 발송되는 ‘확진자 발생과 동선’에 관한 공지를 카카오톡으로 받으며(심지어 미국 전화번호를 쓰고 있는 필자에게도 발송) 서울 및 경기도 등 각 지역의 상황이 시시각각 업데이트 되는 것을 체험하며 한국정부의 정보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아파트의 공공시설(스포츠센터, 사우나, 빨래방, 노인정 등)도 문을 닫고 수시로 방역과 예방수칙에 관한 안내방송이 관리사무실에서 발송되고 있었으며, 엘리베이터 등에서는 ‘사회적 거리’라는 새로운 문화가 자리잡고 있었다.

돌아오기 이틀 전 시애틀 로컬 인터넷 뉴스 매체들에 의해 Korean Air와 Asiana가 시애틀-인천 운항을 9일 그리고 16일부터 ‘일시중지’한다는 뉴스와 함께 미국 입국시 ‘발열체크’ 등 입국 스크린을 철저하게 한다는 뉴스도 접했다. 이미 98개국에서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발표되었고 심지어 일본과 중국의 몇몇 성에서도 한국발 여행객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보도되었다. 어수선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인천공항을 떠날 때 썰렁하게 텅 빈 공항 내부가 무겁게 마음을 짓눌렀지만, 이민국으로 가는 게이트, 비행기 탑승 전 두차례 안내방송과 함께 매우 예의 바르게 여행객들의 ‘체온측정’을 실시하고 있었고 미화원을 포함한 모든 관리자들은 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코로나 공포’ 속에서도 한국 전체가 한마음으로 ‘코로나19’에 대비하는 인상은 대단히 고무적이었다. 필자의 지정석의 옆자리 두 개가 모두 비어 9시간20분의 비행시간 내내 편하게 여행할 수 있었고, 외국인 승객의 비율이 어느때보다 높아 보이는 것이 새로운 풍경이었지만, 대체로 마스크 착용과 아울러 ‘코로나19’ 예방수칙을 지키는 것으로 보였다.

시택공항에 도착해서 놀랐던 것은 이전과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었다. ‘체온측정’은 물론 없었고 한국 체류동안 경험했던 ‘코로나19’에 대한 경계 분위기와 조치도 전혀 없었으며, 단지 시택공항 역시 썰렁할 정도로 한산하다는 것 외에 허탈할(?) 정도로 일사천리로 보통 때와 전혀 차이가 없이 입국할 수 있었다. 초스피드로 이민국을 통과하고 출국장을 나오면서 도대체 워싱턴주는 그리고 미국은 ‘COVID19’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 것인가 적이 불안감이 들었다. 비행기 착륙 전 권고 방송이 있었고 무엇보다 한국을 떠나기 전부터 마음먹고 있었기에 현재 2주간의 ‘자가격리’를 실행하고 있다. 그러나 ‘자가격리’ 실행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한국에 있을 당시 미디어에서 ‘자가격리’를 지키지 않은 확진자들에 관한 보도를 접했을 때 필자도 그들의 무책임함에 분노했지만, 막상 하려니 쉽지 않다. 특히, 증상도 없고 ‘코로나19’와 관련된 사람도, 장소도 접촉하지 않았기에… 자기단속이 생각보다 훨씬 불편하고 어색하다.

문득 인터넷 매체를 통해 보던 우한의 시민들이 떠오른다. 그들은 벌써 40일 이상 격리돼 있는 상태가 아닌가… ‘최고의 의료 시스템’을 자랑하는 미국의 ‘팬데믹 방역’ 준비 상황이 과연 우한보다 얼마나 우수할까… 걱정이 든다. 확진자가 더 생기기 전에 부디 미국의 CDC도 ‘우한의 우(遇)’를 범하지 않기를 간절히 빈다. 결국, 이번 경험으로 깨달은 것은 ‘COVID19’의 예방이 우리 자신에게 달렸다는 미국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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