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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뱅크 피터 박 행장의 코로나19 ‘하마르티아’

“코로나바이러스에 의연히 맞서겠습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민과 함께 이겨내겠습니다!”

‘서북미 유일, 시애틀 토착 한인은행’ 유니뱅크(UniBank) 피터 박 행장이 힘주어 강조한대로 ‘은행 역사상 유례없는 액수인 5만달러’ 지원 마중물로 시작된 코로나19 구호성금 모금 릴레이운동 광고 문구입니다.

에둘러 말하지 않겠습니다. ‘금융통’ 유니뱅크 피터 박 행장의 코로나19 구호(relief) 인식이 곧바로 한인사회 문제 인식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과녁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문제 제기부터 ‘화살이 과녁을 맞히지 못한 상태 같다’는 예상된 볼멘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릴리프(relief)는 구호(구호품, 구호물자)의 의미보다 안도ㆍ안심 ㆍ(고통, 불안, 애로 등의) 제거ㆍ경감의 사전적 의미가 먼저 쓰여 있습니다. 또다른 뜻으로는 (대조에 의한) 선명함ㆍ두드러짐ㆍ뚜렷함ㆍ탁월ㆍ강조 등의 내용도 적혀 있습니다.



탁월한 실무자들 의견부터, 고통과 불안과 애로사항으로 한시도 안도하고 안심할 수 없는 코로나19 생활터전의 소리까지 귀담아 들어야만 구호의 선명함과 고통의 제거ㆍ경감으로 이어지는 두드러진 결과를 얻을 수 있기에, 과녁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전화로 운을 뗀 쓴소리를 건넵니다.

기자의 시선으론, 14년 가까운 토착은행 유니뱅크의 코로나19 ‘교민 모토’가 실종된 느낌입니다. 은행이름 앞에 붙는 독보적 수식어가 아닌 진정한 한인은행으로서, 코로나19 비상상황에서 그간 다져온 ‘유일한’ 자긍심을 실제로 발현해야 합니다. ‘가시적 성과’ 즉, 구체적이며 실질적인 구호 프로그램을 실행ㆍ가동해야 합니다. 합동 릴레이운동과는 별개로. 아닌 그 운동의 실세, 주역으로!

코로나19 구호 운동은 지난 해 8월 시애틀 매리너스 T-모빌 파크 투수 마운드 앞에서 야구경기 전 행한 의례적 시구와는 질적으로 다른 캠페인이며 모금운동입니다. 교민 모금 정도나 상태, 참여 한인단체들 협조 수준이나 성과를 견주는 ‘노심초사’(勞心焦思)면 5만달러 마중물 주역인 ‘유니뱅크스럽지’ 못합니다.

시애틀 지역 한인 커뮤니티와 교민 없이, 소상공인 ㆍ자영업자 없이 유니뱅크는 결단코 존재, 존립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는, 코로나19처럼 마음껏, 마음먹은 대로 될 수 없는 시절입니다.

만나고 싶어도, 밥 한끼 같이 먹고 싶어도, 손 한 번 잡고 싶어도 안 되는 초유의 때를 살고 있기에 ‘하던 대로’가 아니라 ‘처음처럼’ 그리고 ‘제대로’ 해야만 합니다. 그래야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풀뿌리’ 십시일반(十匙一飯)이 진정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그 진정성이 깃들고 자연스레 곳곳에 스며야 생각지도 못한 예상 외의 결과도 얻을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진심 어린 공생 ㆍ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은행장 면모를 보여줘야 할 절호의 찬스입니다. 서북미 유일, 토착의 진면모를 유감없이 확인시킬 천우신조(天佑神助)의 호재를 맞이한 것입니다.

이 모멘텀을 놓치면 ‘곤혹스러운’ 경제적 상황에 맞닥뜨린 한인사회가 정말 곤혹스럽습니다.

지금 이곳, 시애틀은 패닉상태에서 불안감 넘어 두려움으로 다가오는 지난한 실제상황입니다. 은행 고객들로부터 한인사회 전체에 이르기까지 코로나19위기 극복에 걸맞는 ‘제때 제 역할’을 감당하는 헌신과 희생을 보여줘야 합니다.

구태의연한 모양새만 갖춰 일방적인 슬로건과 곁들인 5만불 이미지 전달 태세는 도무지 서민적이지 않습니다.

함께 단체명을 등재한 단체장부터 솔선수범하는 기부행위가 구체적으로 밝혀지고, 솔선수범과 신용의 모범이 피터 박 행장의 성격처럼 원만하게 펼쳐져야 합니다.

5만달러 기탁의 실천행위나 뜻 깊은 취지마저 폄훼할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당연히 워싱턴주 한인사회 대표기업으로서 마땅하고 옳은 일입니다.

그 방식에 무작정 시비 걸 유치함은 애당초 없습니다.
언론에 보도된 바 “워싱턴주의 한인 커뮤니티와 함께 성장해온 유니뱅크는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경제적 피해를 본 워싱턴주 한인기업들과 지역사회에 힘을 실어 드리고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고자” 자원한 일임을 분명히 밝혔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모든 분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계시는데 한인사회의 많은 분들이 작은 금액이라도 참여하셔서 강인한 한인이민 사회의 저력을 보여주고 이 위기를 함께 잘 극복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는 소망도 잘 알겠습니다.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코로나19 위기상황이기에 ‘한 번도 시도해 보지 않았지만 앞으로 규범이 될 새로운 매뉴얼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다! 연일 매체에서 품어 나오는 포스트 코로나, 뉴 노멀 시대에 구현해 볼 새로운 깃발과 진영을 갖춰 강인한 대표기업으로서 커뮤니티에 본이 돼야 하지 않겠습니까!

‘금융통’ 유니뱅크 토박이 피터 박 행장의 상상력이 부재한 건 설마 아니라 믿습니다.

성금 기탁자 명단을 매주 언론사를 통해 공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시간에도 성금 기탁자 명단과 액수가 잘 ‘정산’ 돼 한인 커뮤니티 각 언론사로 보내질 것이라 사료됩니다. 다만, 이 문제로 제보한 몇 가지 지적사항만 참조가 될 듯해 열거합니다.

첫째, 실제 고통받고 어려움에 처한 당사자들에겐 또다른 은행의 문턱, 그 변형된 ‘쓴 맛’의 이중고를 겪게 될지 모른다는 우려입니다.

둘째, 은행 나름의 원칙이 있고, 릴레이운동 의사결정권자들의 입장이 있겠지만, 모금내역 공개의 실효성과 6월 30일 이후 선정해 지급하는 선정 심사 기준과 권한도 현실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염려도 높습니다.

셋째, 무계획적이고 임시방편의 지원 행위는 아닐지라도 한인사회에서 지금 당장 시급히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간절한 경우에 작은 도움일지라도 실질적인 구호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바람입니다.

매일 같이 현지 뉴스와 방송을 켜 놓고 사는 기자의 직분이라 미국사회 내 각 기업과 단체, 개인의 선행과 도움의 손길 이야기를 날마다 접하고 있습니다.

혹여 아직도 코로나19에 처한 한인사회 진맥을 정확히 잡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요? 정녕 고객과 한인사회를 돕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해야만 합니다. 고통이 심합니다. 경제적ㆍ사회적ㆍ문화적 타격이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입니다. 야구경기가 아닙니다. 생존과 생계의 시급함과 절박함이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말이 앞서는 건 절대금물이지만, 이 사태가 조금만 더 길어지면 여하한 풍전등화(風前燈火) 양상이 펼쳐질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지금 여기에선!

목표를 명확히 겨눠야 할 화살이 과녁에서 벗어났다고 하는 헬라어가 ‘하마르티아’라고 합니다. 목사님 설교 중 가장 많이 듣는 단어 가운데 하나인데 그 의미를 살펴보니 무지한ㆍ무식한 ㆍ빗나가다라는 뜻도 내포한 ‘죄’라고 정리해 놓았습니다. 빗나가면, 벗어나면 ‘죄’가 된다는 디렉션의 중의(重義)인 듯합니다.

빗나가지 않도록, 곤경에 처한 교민들 구호에 제대로 일조해 주십시오. 내부 승진 첫 케이스의 영예와 이중언어 구사의 완벽함처럼, 분명 ‘적지 않은 부담’도 예상되겠지만 지금까지 쌓아온 공든 탑처럼 잘 세워가십시오. 의연히 맞서고 꼭 이겨내십시오. 새로운 결단과 실행은 주주뿐만 아니라 커뮤니티, 그리고 한인들에게 돌려주어야 할 또다른 실적이자 실익입니다.

반드시 유일한 토착은행 행장으로서, 코로나19 위기 극복 ‘인장 반지(Signet)’를 끼셨으면 합니다.

물론 기자의 쓴소리 이전부터 미리, 이미 잘 준비되고 시행할 차례가 코 앞이라도 한 번쯤 집고 가는 언론의 시선이라 여겨 소탈한 은행장답게 마음의 문도 열어 주길 바랍니다.

곧 ‘뉴 노멀’ 시대가 도래합니다. 아니 벌써 우리 곁에 성큼 발을 내딛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구호 방식도, 상생 양식도, 은행장도, 기자도, 언론도 새 옷을 입어야 합니다.
구제에 힘쓰는 마음의 기본이 여기에 있지 않을까 해서 진심을 담아 성구를 말미에 붙여봅니다. 새 번역입니다. 다시 뵐 그날까지 각별히 건강관리 유념하십시오.

1 "너희는 남에게 보이려고 의로운 일을 사람들 앞에서 하지 않도록 조심하여라. 그렇지 않으면, 너희는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에게서 상을 받지 못한다.
2 그러므로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위선자들이 사람들에게 칭찬을 받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그렇게 하듯이, 네 앞에 나팔을 불지 말아라.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그들은 자기네 상을 이미 다 받았다.
3 너는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4 네 자선 행위를 숨겨두어라. 그리하면, 남모르게 숨어서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 주실 것이다."(마6:1-4)


토마스 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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