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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정희가정의학과 채정희.박인찬 원장 부부 ‘생생生生’ 인터뷰

“내 삶이 바로 나의 ‘삶의 표지’였다 - 첫 번째 이야기, 코로나19 때 클리닉 개원”
의사에게 인정받은 ‘널스 프랙티셔너 출신’ 가정의 채정희 원장의 인생 표지를 읽다

바람과 햇살이 참 따스한 오후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하늘아래, 레이크우드 부한플라자 내 부한마켓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다시 주소를 확인하고 두리번거리니 유니뱅크와 뉴강남BBQ식당 중간쯤 ‘채정희가정의학과’ 배너 끝자락이 바람따라 오르락내리락 손짓한다.

"일상생활로 돌아가도 좋다는 신호로 오해하면 절대로 안 됩니다... 대유행이 시작된 다음에는 후회해도 늦습니다.”

'방심하면 코로나19 다시 폭발적으로 번질 수 있다'는 대한민국 정세균 국무총리의 경고가 유난히 신경 쓰이는 요즈음. "감염병 전파에는 시차가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계속 실천해달라고 당부했던 정 총리의 간곡함으로 채정희.박인찬 원장 부부와 만나 평범한 인사말 대신 인터뷰 첫 질문으로 말문을 열었다.

“모든 세포 조직은 DNA와 RNA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는 RNA밖에 없습니다. 그 의미는 자기 마음대로 변형할 수 있다는 거예요. 사스, 메르스, 에이즈, 에볼라, 인플루엔자 등이 대표적인 RNA 바이러스죠. 큰 테두리에서 보면 같은 종류의 바이러스지만 변형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각 나라나 각 사람의 특성에 따라 조금씩 변할 수 있다는 것이 학계의 소견입니다. 메르스처럼 치사율이 높은 바이러스 경우나 코로나19처럼 전염력이 강하고 빠른 양상 등으로 구분해볼 수 있지요. 감기, 독감처럼 위에 남아 있어 콧물이나 목 아픔 등 약간의 증상을 동반하는 것과는 다르게 우리 몸 안, 특히 코나 입 점막을 통해 들어와 바로 폐로 들어가는 게 코로나19의 특성이죠. 그래서 고열이 나거나 갑자기 마른 기침이 나오기 시작하고 숨이 가쁜 증세를 대부분 동반하고 있어요. 침방울로 전해지기 때문에 얼마나 많은 바이러스가 내 주변에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아주 작은 방울의 바이러스라도 전파력, 전염력, 생존력이 엄청 강한 특성도 갖고 있어요. (왕관 모양의 바이러스 표면이 끈적끈적하게 잘 붙는 성분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코로나19 긴급 의료팀에 소속돼 실시간 정보를 받아 즉시 보건당국과 연락하고 적절한 처치를 한다는 채정희 원장의 전문적 견해와 입장을 추슬러서 열심히 메모하고 있을 즈음 긴급팀 동료인 남편 박인찬 선생이 건네준 커피가 뜻밖의 맛을 내어놓는다. (커피맛을 아는 사람이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열에 약하기 때문에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여름이 되면 전파력이 충분히 약화될 거예요. 면역기능이 가능한 몸이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어요. 그러나 면역체계 자체가 떨어진 분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합병증 등 바로 문제가 생기게 돼요. 특히 이런 시기엔 더더욱 스트레스가 가장 면역력을 떨어뜨리는 요소예요. 그래서 어르신들이 중용과 과유불급을 예부터 말씀하시잖아요. 따뜻한 물 많이 드시고, 손 자주 오래 씻으시고, 꼭 마스크 착용하세요. 마지막까지 주의하시고 최소한의 경계심 늦추지 마시고, 각별히 건강관리 유념해 주셔야 해요.”

건강한 삶을 위한 휴식과 쉼터에 좀 더 살갑게 다가갈 환자들이 한 번쯤 꼭 만나야 할 ‘가정의’답다. 마치 제철에 맞는 신선한 야채와 과일로 입맛을 회복시키는, 새 판을 때에 맞게 짜놓은 듯한 가정의다. (3월 중순 개원했다고 한다. ‘하필’이 아니라 ‘이때’에!)

“특히 주유소 주유기나 엘리베이터 등 금속성 손잡이에 바이러스가 오래 남아 있기 때문에 장갑이나 페이퍼 타올 등으로 터치 포인트를 적게 하면 도움이 많이 돼요.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열이 나고 호흡이 곤란한 증상 있으시면 반드시 지정된 곳에서 선별검사하세요. 외출금지령으로 한 달 가까이 한인사회에서 사업하시는 분들도 많이 힘드실텐데, 한국인.한민족은 언제나 위기에 강하잖아요. 언제든지 채정희가정의학과로 연락주세요.” (전화번호는 253-314-5742)

덧붙이는 말마다, 강단과 세심함이 시나브로 온기로 배인다. 특히 채 원장 부부의 눈매에 그득하다. 굳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끌어들이지 않아도 인터뷰 내내 참 곱다는 마음이 생각 마디마디 스며들었다.

의사에게 인정받은 ‘간호사(널스 프랙티셔너) 출신’ 가정의 채정희 원장.
간호사의 환자 보는 눈은 어찌 보면 의사보다 환자에게 만족도가 높다는 말도 통용되고 있다. 꼼꼼한 모니터 관찰 훈련으로 체득된 경륜은 지식을 뛰어넘는 나이테일 수 있다.

2000년 당시, “내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빠의 소원과 ‘안 되면 되게 하라’는 아빠의 지상명령을 받들어, 의학공부 수업료도 상당하고 영어공부도 힘든 ‘황무지’ 미국 땅을 ‘나홀로’ 개간해 ‘지금 이곳’에서 본인 이름의 가정의학과 클리닉을 개원한 당찬 장녀 의사 채정희.

‘반장 출신’ 장녀다운 효녀로 부모님 이민생활을 솔선수범, 열성 다해 도왔다.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하나하나 겪었던 일을 통해 미국생활 고난의 지혜를 터득한 후 결국 ‘실력이다’, ‘지식 쌓는 열공만이 살 길이다’ 결단하고 마침내 결행했다. 게다가 신앙심으로 장성한 분량에 이른 담대함도 어느새 꿰찼다.

“맹장염으로 돌아가신 한국 어르신을 가까이서 안타깝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체험이 부여한 간호사 사명이 이제 가정의 소명으로 이르렀다.

“하나님, 너무 하신 거 아니예요? 여태, 정말 딱 필요한 만큼만 채워주세요. 그래서 욕심 내려놓고 한 분, 두 분 오시는 환자 분들에게 오롯이 최선을 다할 거예요. 이런 결심이 제 클리닉 문을 여는 열쇠입니다.”
“얼마나 좋은 직업이예요. 4명의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는 의사 부모가 되길 바래요.”
말이 참 고운 가정의 채정희.박인찬 부부.

미국 의료 경험이 많은 여성 의사가 드문 현실에 부인과 경험도 많아 산부인과 등 여성 질환으로 고통을 겪는 여성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가정의 채정희 원장은 “타코마 지역 등 남쪽 한인사회에 좀 더 필요한 의료봉사를 하며, 한인 커뮤니티 속에서 제게 주어진 달란트를 은혜 위에 빛과 소금으로 나름 역할을 다하고 싶다”며 사명감도 피력한다.

진실로 그 은혜로운 날을 더불어 함께 살아낸 채정희.박인찬 원장 부부.
매일의 삶 속에서 기쁨으로 ‘내 안에 사신 예수님’을 바라보며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그리스도를 닮아가려 애쓰는(?) 부부에게 ‘의사’라는 직분이 사뭇 아름답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의사 부부의 표정과 생활력이 겸손함과 온유함 너머 명백히 그리스도의 향기, 하나님의 사랑으로 비쳐졌다. ‘나도 모르게’ 기자의 눈이 아니라, 믿음의 눈을 통해 보고 말았다.

코로나19 이후, 뉴 노멀이 시시각각 전면으로 부상하는 엄혹할 현실에서 이 ‘믿음’의 의사 부부가 코로나19 때 개원한 클리닉에서 날마다 부대낄 애로사항과 실제적인 적용 문제에 어떻게 적응해 나갈까? (살짝 걱정이 스친다.)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 불현듯 침묵으로 응대하는 채정희 원장이 목젖으로 삼키려고 하는 말을 낚아챘다. 그리고 기자에게 들킨 속마음을 풀어낸다.
“저는 점점 더 작아져야 하고 그리스도는 점점 더 커져야지요…”
모르긴 해도 언젠가 그 결단과 헌신이 평안과 능력과 결실로 이어질 성싶다.

“내가 무엇을 선택할 수 있을까? 내가 나 자신의 계획을 제대로 가질 수 있을까?” 기자가 절절히 느낀 인생 여정이다. 그 ‘상한 심령’으로 의사 부부의 진정한 십자가의 길, 그리스도와 함께 걷는 십자가의 삶을 머지 않아 마주하게 될 것 같다.
참 따스한 클리닉, 참 따스한 가정의 채정희와 박인찬 - 의외의 의미를 쟁여둔 인터뷰였다.

사족이지만, 우연찮게 DNA와 RNA를 영어 자판이 아닌 한글 자판으로 쳐 놓고 보니까 DNA는 ‘움’으로, RNA는 ‘꿈’으로 모니터에 박힌다. 아마도 기자의 바람처럼, 입에서 입으로 알려질 채정희가정의학과 클리닉의 돋아 나오는 ‘움(싹)’이 지난한 역경을 열정으로 되살린 그 감사와 기쁨의 생생한 ‘꿈’으로 다져질 기업으로 세워지리라!
이 또한 지나가리니… 포스트 코로나 시대, 뉴노멀 생생기업 - 이제 당신 차례입니다. (It is your turn for serve)

(다음 호에 계속)


토마스 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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