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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1980년대 대중문화의 집대성

최인화 (영화 칼럼니스트)
최인화 (영화 칼럼니스트) 

[샌프란시스코 중앙일보] 기사입력 2018/04/05 09:39

‘레디 플레이어 원’을 보고

역시 스티븐 스필버그다! 그 아니면 누가 1억 7,500만 불이나 들여 이런 영화를 찍을 엄두나 낼 수 있겠는가? 그것도 70 넘은 나이에!!

‘레디 플레이어 원 (Ready Player One)’은 아케이드 게임 (오락장 게임)을 하다가 졌을 때 뜨는 메시지인데, 원작자인 어니스트 클라인이 가장 좋아하는 게임 ‘블랙 타이거’에서 오마주 (존경의 표시로 다른 작품에서 인용)한 문구라고 한다.

2045년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의 빈민촌이 배경이다. 사람들은 디스토피아적인 현실에서 도피해 무엇이든 가능한 가상현실세계 ‘오아시스’ 속으로 빠져든다. 이모에게 얹혀 지내는 웨이드 와츠 (타이 셰리던 분)도 시간만 나면 오아시스에 접속한다. 오아시스의 개발자인 제임스 할리데이 (마크 라일런스 분)가 오아시스 안에 숨겨둔 세 개의 미션에서 승리해 ‘이스터 에그’를 찾는 자에게 유산 5천억 불과 오아시스의 소유권을 넘겨준다는 유언을 남기고 죽는다. 1980년대 대중문화 속에 실마리가 있다는 말을 힌트로 남겼다. 현실과는 달리 오아시스에선 멋지고 능력있는 파시벌 (‘원탁의 기사’ 중, 성배를 찾은 기사 이름에서 따옴)로 행세하는 웨이드가 첫 미션 (카레이스)에서 우승해 구리 열쇠를 획득하자, 이스터 에그를 찾는 거대기업 ‘IOI’는 현실의 웨이드까지 추적하기 시작한다.

오아시스 속에는 20세기 (특히 1980년대)에 유행했던 수많은 대중문화 아이콘들이 등장한다. 영화를 여는 반 헤일런의 ‘Jump’와 아하의 ‘Take on Me’, 버글스의 ‘Video Killed the Radio Star’, 비지스의 ‘Stayin’ Alive’ 등의 팝음악들 외에,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샤이닝’을 비롯하여 ‘토요일 밤의 열기’, ‘에이리언’, ‘조찬 클럽’ 같은 영화들이 다수 인용된다. 유명 캐릭터로는 영화에서 ‘쥬라기 공원’의 T 렉스, ‘킹콩’, ‘아이언 자이언트’, ‘사탄의 인형’ (Child’s Play)의 처키, ‘고질라’의 메카고질라, ‘기동전사 건담’ 등이, 게임에선 ‘스트리트 파이터 2’의 춘리, 류, 블랑카, 사가트와 ‘스타크래프트’의 짐 레이너, ‘툼 레이더’의 라라 크로프트, ‘오버워치’의 트레이서 등이 포함돼 있다. 카레이스 장면에 등장하는 차량들만 해도 ‘백 투 더 퓨처’의 드로리안, ‘아키라’의 바이크, ‘매드 맥스’의 블랙 인터셉터, ‘배트맨’의 배트모빌 등이 있고, 1977년부터 발매된 게임기 ‘아타리 2600’도 언급된다. 실로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의 레퍼런스가 등장한다. 잠깐 스치듯 지나가는 것들이 많아서 놓치기 십상이지만 그것들을 찾는 재미가 영화 보는 재미를 배가시킨다. 대체 이 많은 콘텐츠의 저작권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을 지 무척 궁금하다.

아는 게 많을수록 보이는 것도 많은 법! 1980년대 대중문화 오타쿠 (덕후, 마니아)들은 영화 보는 내내 보람을 느끼며 즐길 것이다. 반면에 잘 모르는 관객들은 상대적으로 감동과 재미가 덜 할 지 모른다. 그렇게 정도 차이는 있을지라도 누구에게나 신나고 재미있는 영화다.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공감될 만하다. 모두를 열광시킨 가상현실 게임 오아시스를 개발하여 막대한 부를 일궜음에도 타인과의 소통 부재로 사랑과 우정을 잃은 제임스 할리데이를 통해 현실에서 인간관계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또한 게임 속의 미션을 풀어가는 과정은 살아가는 방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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